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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천리, '독도 김' 성경식품 인수하나 [시그널]

외식·HMR 이어 조미김 시장 진출

본입찰에 농심 등 다수 SI·FI 참여

가장 좋은 가격 제시해 독점 협상

성경식품, 국내 김 제조업체 '빅3'

몸값은 2000억~3000억원 예상

어펄마, 7년 만에 성공적 엑시트

지도표 재래김. 사진제공=성경식품




‘독도 김’으로 알려진 국내 빅3 김 제조사 중 하나인 성경식품이 종합에너지기업인 삼천리를 새 주인으로 맞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펄마캐피탈은 성경식품을 인수한 지 7년 만에 매출을 두 배 가량으로 늘리며 수출 기업으로 기업가치를 높여 성공적으로 엑시트 할 전망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성경식품 최대주주인 어펄마캐피탈은 삼천리와 단독으로 경영권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삼천리는 상세 실사를 진행하면서 연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목표로 할 계획이다.

최근 실시한 본입찰에는 농심 등 복수의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가 참여해 흥행을 이뤘다. 농심 역시 실사를 진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삼천리가 가장 좋은 조건과 가격을 제시해 사실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독점 협상권을 부여 받았다. 국내 최대 도시가스 기업인 삼천리가 뛰어든 것에 대해 시장에서는 예상 밖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매각 주관사는 라자드코리아이다. 몸값은 2000억~3000억 원이 예상된다.



지난 1981년 대전에서 소규모 김 가게로 출발한 성경식품은 ‘지도표 성경김’ 브랜드를 통해 국내 조미김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했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동원, CJ와 함께 각각 20% 내외의 시장 점유율로 3강 체제를 굳건히 하고 있다.

특히 미국 등 해외에서 김밥 열풍 속에 조미김 수요가 증가하면서 해외 매출 비중은 어펄마캐피탈이 인수했던 2017년 0.8%에서 최근 40%까지 늘어났다. 미국, 중국, 일본, 캐나다, 러시아, 베트남 등 12개국에 김을 수출하며 수출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조미김 수출액은 4억 달러로 전년(2억9400만 달러) 대비 36% 증가했다.



어펄마캐피탈은 성경식품 인수 뒤 2020년 개미식품까지 볼트온(동종업계 기업 인수) 하며 기업가치를 높였다. 또 신제품 개발로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유통채널을 대형마트와 온라인으로 확대했다. 슈퍼채널 부문에서는 시장점유율 1위이다. 매출액은 지난해 1146억 원으로 전년(973억 원) 대비 17.8% 상승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약 65억 원이다.

내년에 창립 70주년을 맞는 삼천리그룹은 도시가스가 주업이지만, SL&C(삼천리ENG 외식사업본부)를 통해 모던 중식당 차이797(Chai797), 한우 등심 전문점 바른고기 정육점, 직화구이 전문점 서리재 등의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약 70개의 매장이 있다. 최근 가정간편식(HMR)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조미김 시장까지 외연을 확장하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K-김’ 열풍 속에 신규 사업으로 눈여겨 본 것이다.

어펄마캐피탈은 성경식품 매각을 완료하게 되면 식음료(F&B) 포트폴리오를 대다수 정리하게 된다. 올해 매드포갈릭 브랜드를 운영하는 MFG코리아 지분 100%를 임마누엘코퍼레이션에 500억 원에 팔았고, 성경식품 자회사였던 곡물과자 제조사인 개미식품은 일본 닛신식품에 분리 매각했다. 성경식품까지 모두 약 2900억 원 규모로 조성한 어쎈타 3호 펀드 포트폴리오여서 펀드 청산도 눈앞에 두게 됐다.

한편 삼천리측은 “검토는 했지만 인수 의향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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