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속도로 오른던 미국 국채 금리 상승세가 한 풀 꺾이고 테슬라가 20% 넘는 급등을 기록하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마감했다. 다만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또다시 하락하면서 뉴욕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24일(현지 시간) 다우존스지수는 140.59포인트(-0.33%) 내린 4만2374.36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S&P500은 12.44포인트(+0.21%) 오른 5809.8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38.83포인트(+0.76%) 상승한 1만8415.49에 장을 마감했다.
S&P500과 나스닥의 주가 상승은 테슬라의 주가가 20% 넘게 상승한 데 힘입은 결과다. 테슬라의 주가는 이날 21.92% 폭등했다. 2013년 이후 11년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테슬라의 주가는 전날 매출이 전년 대비 8% 증가, 주당순이익(EPS)가 시장 예상치(0.58달러)를 웃도는 0.72달러라고 발표했다. 이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날 내년 큰폭의 시장 성장을 전망하면서 투심에 불이 붙었다. 머스크 CEO는 “내년에 시장이 20~30% 가량 성장할 것이라는 게 가장 적절한 관측(best guess)”이라고 말했다. 이는 데이터업체 팩트세트가 예상한 시장 성장률 15%를 최대 2배 웃도는 전망이다.
다우존스 지수는 IBM의 부진으로 하락 압력을 받았다. IBM은 회사의 컨설팅 부분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주가가 6% 이상 하락했다. 기계공 노조 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보잉의 주가는 1.18% 하락했다. 보잉은 4년간 임금을 35% 인상하는 방안을 골자로하는 임금 협상안에 대해 전날 비준 투표를 실시했지만 64%가 반대해 부결됐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지금까지 S&P500 기업 27% 이상이 3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며 이 가운데 76%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었다. 이날 S&P500의 상승이 시장의 흐름을 상승장으로 바꾸기에는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US뱅크자산관리의 수석투자전략가인 롭 하워스는 “최근 증시를 누른 압력은 금리 상승에서 비롯된 것이고 이게 주식시장을 꺾은 요인”이라며 “아직 시장을 새로운 고점으로 이끌 만큼 큰 실적 뉴스가 나오지 않았고 광범위한 상승 모멘텀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치솟던 미국 국채 금리 상승세는 한풀 꺾였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9bp(1bp=0.01%포인트) 하락한 4.201%를 기록했다.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2bp 내린 4.065%를 기록했다.
국채 금리 하락에 주요 가상자산도 상승했다. 비트코인은 2.9% 상승한 6만8153달러에 거래되며 6만8000달러 선을 돌파했다. 이더는 1.3% 올라 2535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 지표는 여전히 호조세를 시사했다. 우선 고용시장은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주간(13~19일)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22만7000 명으로, 직전주 대비 1만5000 명 감소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감소한다는 것은 예상치 못하게 일을 못하게 된 이들의 수가 적었다는 의미다.
반면 두 주 연속 실업보험을 청구한 사람 수는 직전주 대비 2만8000 명 급증한 189만7000 명으로, 2021년 11월 13일 주간 이후 거의 3년 만에 가장 많았다. 대형 허리케인의 여파 때문이다. 다만 신규 실업수당이 줄어드는 점을 고려할 때 허리케인의 고용시장 영향은 확산되지는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제조업지수는 여전히 위축 국면에 있지만 개선에 대한 기대를 안겼다. S&P글로벌이 집계한 10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47.8로, 2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위축을 의미하는 50이하에 머물렀지만 시장 예상(47.5)을 웃돌았다. 10월 서비스업 PMI도 55.3으로, 시장 예상(55.0)을 넘어 두 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뉴욕 유가는 가자지구 전쟁 휴전 협상이 재개된다는 소식에 이틀 연속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대비 0.58달러(0.82%) 하락한 배럴당 70.1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대비 0.58달러(0.77%) 낮아진 배럴당 74.38달러에 마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