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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회사채 시장…10월 발행 11조 '훌쩍'[시그널]

24일까지 11조 6878억 원 달해

기준금리 인하로 조달 여건 좋아져

비우량채까지 증액 발행 잇따라

불확실성 큰 美대선 전 서두르기도

물량 몰리는 1·2월 버금가는 활황





기준금리 인하로 회사채 발행 여건이 개선된 가운데 11월 미국 대선 전 자금 조달을 서두르려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이번 달 회사채 발행량이 연초에 버금갈 정도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4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이날까지 국내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11조 6878억 원이다. 올 2월(14조 9020억 원)과 1월(14조 7152억 원)에 이어 월간 기준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이달 말까지 예정된 회사채 발행까지 더하면 발행량은 12조 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10월 회사채 발행이 연초처럼 활황을 보이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휴가철과 반기 보고서 작성으로 7~8월 발행이 미뤄진 물량이 9~10월로 몰리긴 하지만, 기관투자자들이 자금 집행을 재개하는 연초에 버금갈 만큼 발행 규모가 두드러지지는 않았다. 지난해와 2022년 10월에는 각각 4조 6808억 원, 3조 6871억 원이 발행됐으며 순상환으로 달을 마감했다. 반면 올 10월은 10조 5871억 원어치 만기 예정 물량을 상회하는 순발행이 나타났다.



최근 회사채 활황은 지난 11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연 3.25%로 인하한 후 자금 조달 환경이 개선된 영향이 크다. 신용등급 ‘AA-’급 3년 만기 무보증사채 금리는 7월 말부터 3.4%대 안팎을 오르내려 기준금리보다 낮은 역전 현상이 나타났는데, 기준금리 인하로 가격 부담이 해소된 것이다. 이후 높은 수익률을 찾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회사채 시장에 집중됐고, 이에 기업들은 당초 계획보다 발행 물량을 늘릴 수 있게 됐다.



표면 금리가 높은 신용등급 ‘A+’급 이하 비우량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도 눈에 띈다. 실제 롯데하이마트(A+)는 전날 2년물 500억 원, 3년물 8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당초 계획보다 각각 100억 원, 400억 원 증액한 것인데 앞선 수요 예측에서 목표액을 훌쩍 넘는 총 3550억 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온 결과다. 한화에너지(A+)도 전날 당초 계획보다 늘어난 2년물 800억 원, 3년물 700억 원을 각각 발행했다.

시장에서는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11월 미국 대선 전에 만기 물량 차환을 위해 자금 조달을 마치려는 기업의 움직임이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에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 금융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자금 조달을 서두르는 기업들이 많았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되면서 신용 채권 시장이 예년보다 빨리 강세로 돌아선 느낌”이라며 “금리 인하로 시장 유동성이 증가한 가운데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도 채권시장의 유동성을 확대할 수 있는 재료”라고 진단했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조달 주체의 입장에서는 조달 여건이 더 중요하지 조달 비용은 부수적인 요인”이라면서도 “회사채 금리가 하락세이지만 2021~2022년 저금리로 발행된 물량이 2024~2025년 차환 발행되면서 기업의 이자 비용 부담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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