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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 점검 중인데”…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 주가는 왜 요동쳤나 [황정원의 Why Signal]

SK하이닉스, TC본더 공급망 다변화 전략

한화정밀기계 "퀄테스트 순조롭게 진행"

이르면 연내 생산라인 투입 가능성에도

이틀 사이 16% 하락, "시장 과도한 우려"

현대차증권, 확인 없는 리포트도 부채질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489790)의 주가가 이틀 새 16%나 하락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자회사인 한화정밀기계가 SK하이닉스의 HBM용 TC본더(칩을 결합하는 장비) 퀄테스트(최종 신뢰성 평가)를 탈락했다는 설이 주 원인인데 아직 품질 점검이 진행 중인 과정이어서 섣부른 판단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의 회사 측에 대한 확인 없는 정정 리포트도 논란이 되고 있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 주가는 지난 16일 4만7300원에서 18일 3만9700원으로 16% 떨어졌다. 이 회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인적 분할한 뒤 지난 9월 코스피에 재상장했다. 내년 1월 한화비전과 합병을 앞두고 있다.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는 반도체 장비와 보안 장비 제작이 핵심 사업이다. 자회사인 한화정밀기계는 전자부품을 인쇄회로(PCB)기판 위에 자동으로 조립해주는(칩마운터) SMT 장비가 주력으로 전체 매출 중 약 60%를 차지한다. 최근 한화정밀기계는 인공지능(AI) 핵심 반도체인 HBM과 관련한 본더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시설 증설에 약 1700억 원을 투자했고 개발 인력을 100명 이상 확보했다.

최근 이슈가 된 건 한화정밀기계가 SK하이닉스의 퀄테스트에서 실제 미달 평가를 받았는지 여부다. TC본더는 HBM 제조공정의 핵심 장비로 SK하이닉스는 그간 한미반도체(042700)를 통해 공급 받던 것을 비용 절감을 위해 다변화 전략을 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본딩 장비인 하이브리드 본더도 한화정밀기계와 공동 개발 중이다.

시장의 의혹에 대해 한화정밀기계는 “현재 SK하이닉스 측의 퀄테스트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검증이 완료 되는대로 납품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익명의 정통한 관계자도 “SK하이닉스는 올해 초부터 한화정밀기계와 TC 본더 장비 테스트를 진행해왔고, 품질 문제를 점검하는 과정이어서 이르면 연내 생산라인 투입 가능성이 있다"며 “HBM 핵심 장비를 한 곳에 의존하기엔 리스크가 있어 멀티 벤더 전략을 추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현대차증권 리포트마저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의 주가 하락에 부채질을 했다. 현대차증권은 지난 18일 오전 한미반도체 리포트에서 "본딩 장비 납품이 내년 상반기로 이연돼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30만원에서 17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리포트가 나온 뒤 한미반도체 주가가 추락하자 현대차증권은 이날 오후 1시경 ‘시장의 오해에 대해 정정합니다’라는 제목의 두 번째 리포트를 냈다.

보고서에 놀란 시장을 진정시키겠다는 의도였는데 문제가 된 부분은 단지 시장에 떠도는 ‘설’을 그대로 갖다 붙인 대목이다. 두 번째 리포트에는 “H사가 TC 본더 퀄테스트를 진행해왔으나, 언론을 통해 실제 평가기준 미달로 인해 탈락됐음을 확인했다”고 담았는데 실제 한화정밀기계 측에 확인은 없었다. 이 때문에 오전에 4만4250원까지 상승세를 탔던 주가는 1시 이후 떨어지면서 종가가 3만9700원을 기록했다.

한편 한미반도체 역시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었음에도 지난 18일 주가가 10.4% 하락한 10만4200원을 기록했다. 현대차증권 리포트 영향과 함께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비용 절감과 공급망 안전화 등을 위해 다변화에 나서면서 사실상 한미반도체가 독점해온 TC본더 시장에 경쟁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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