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수원이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의 우수 보험설계사 추천 인공지능(AI) 플랫폼을 개발한다. 보험 영업 현장에 첨단 테크를 도입해 불완전판매 시비 등을 사전에 차단, 보험 산업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다.
하태경(사진) 보험연수원장은 1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보험 산업은 소비자 신뢰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믿음직한 설계사를 추천하는 AI 시스템을 개발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민의힘의 3선 국회의원 출신인 하 원장은 올 9월 초 취임했다.
하 원장은 임기 3년간 중점 추구할 비전으로 AI와 글로벌을 꼽았다. 그는 “AI는 AI 교육 사업과 LLM 구축 사업으로 나눠 진행하겠다”며 “AI 보험 직무 교육, AI 리터러시 교육, AI 신금융 교육을 신설하는 한편 LLM을 만들어 설계사 추천을 비롯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현재 보험연수원이 진행하고 있는 초중등학생 대상의 ‘장보고 경제교육’ 커리큘럼에 AI 금융을 추가하고 사업도 확대할 방침이다.
하 원장은 일본 보험 업계와의 교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보험 산업이 상품 설계와 판매가 분리되는 ‘제판분리(製販分離)’의 길을 걷고 있는데 보험사의 자산운용 수익률이 매우 중요해진다”며 “한국보다 수익률이 높은 일본 보험 업계와 교류해 노하우를 배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보험연수원은 하 원장의 아이디어에 따라 빠른 시일 안에 일본 보험 업계와 ‘한일 AI 자산운용 포럼’을 개최할 계획이다.
한국과 미국·일본 보험업계의 투자수익률을 비교해 보면 미국이 가장 높고 그 다음이 일본, 한국 순이다. 위험자산 투자에 대한 규제 정도가 달라 이런 차이가 발생한다는 게 하 원장의 분석이다. 그는 “한국 보험 업계가 갑자기 (규제 장벽이 낮은) 미국식을 따라갈 수는 없고 일본의 규제 모델과 보험사들의 자산운용 방식을 배워 보려고 한다”며 “김대중 정부 때 일본 문화를 개방한 것이 문화 선진국으로 가는 시발점이 됐던 것처럼 보험 역시 국제 교류가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보험 업계와의 교류도 추진한다. 중국은 AI와 핀테크가 강해 배울 점이 많다고 보고 있다. 하 원장은 “‘한중 AI 보험 포럼’을 개최해 AI 금융의 발전 방향을 정립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치인 출신 공공기관장에 대한 비판적 시각에 대해 “앞으로 3년간은 정치와 거리를 두고 보험맨으로 세상을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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