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환경 정책의 방향성은 명확하고 전기차 업체들도 꾸준히 신차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원통형 배터리 성장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2차전지 안전 부품 제조 업체 성우의 박종헌(사진)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를 통해 “올 하반기 4680(지름 46㎜·길이 80㎜) 배터리가 양산되면 지금보다 더 높은 매출 성장률이 기대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1992년 설립된 성우는 정밀 프레스 가공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다 2006년 2차전지 사업에 뛰어들었다. 2차전지의 화재 안전장치 역할을 하는 탑캡을 비롯한 안전 부품 제조 업체다. 원통형 2차전지 탑캡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성우는 현재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솔밴더(단독 공급자) 지위까지 확보했다. 애플펜슬에 들어가는 초소형 배터리에도 모두 성우의 부품이 들어간다. 박 대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솔밴더 정책을 취하고 있지 않음에도 성우가 솔밴더를 차지했다는 것은 그만큼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의미”라며 “모든 제조 공정을 내재화하고 공정 특허 등록으로 경쟁사 대비 비교 우위를 지속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우는 이번 공모를 통해 공모가 희망 가격 범위(2만 5000~2만 9000원) 상단 기준 870억 원(300만 주)을 조달할 예정이다. 올 코스닥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공모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기준 시가총액은 4363억 원이다. 지난해 10월 투자 유치 당시 기업가치를 약 2000억 원으로 평가받았는데 1년 만에 두 배 이상의 몸값을 제시한 것이다.
박 대표는 ‘기업가치 고평가 우려’와 관련해 “차세대 배터리인 4680 배터리 양산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매출 확장이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싱가포르·홍콩 등 해외 기업설명회(IR) 때도 중장기적 비전에 대한 투자자들의 질문이 많았다”며 “신규 고객사 확보에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우는 16일까지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 21~22일 일반청약을 실시한다. 코스닥 상장 예정일은 31일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상장 주관사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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