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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증시, FTSE '관찰대상국' 지정 피했다…공매도 재개는 '숙제'

강등 위기 딛고 선진시장 지위 유지

FTSE추종 유럽·홍콩자금 이탈 덜어

FTSE "3월 공매도 재개 여부 주시"

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있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6.02포인트(0.61%) 내린 2594.36에,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2.77포인트(0.35%) 내린 778.24에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한국 주식시장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의 관찰대상국 지정을 피해 ‘선진시장’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15년 만에 선진시장 지위로부터 강등당해 외국계 자금의 이탈 우려로부터 한숨 돌리게 된 것이다. 다만 정부의 방침대로 내년 3월까지 공매도를 재개해야 하는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게 됐다.

8일(현지시간) 글로벌 지수 제공업체인 영국 FTSE 러셀은 ‘2024년 10월 FTSE 채권시장 국가분류’ 반기 리뷰에서 한국 증시를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FTSE 러셀은 각 국가의 주식시장을 ‘선진시장(Developed), 선진 신흥시장(Advanced Emerging), 신흥시장(Secondary Emerging), 프런티어시장(Frontier)’의 네 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관찰대상국 지정은 2009년 이후 한국 시장이 유지해온 선진시장 지위를 잃을 수 있다는 경고의 의미가 있다.

앞서 이번 시장 분류에 앞서 FTSE 러셀이 한국을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관찰대상국 지정은 FTSE 지수를 추종하는 유럽과 홍콩계 자금이 이탈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우려는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영향이 컸다. FTSE 러셀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처가 시행된 2020년 3월에도 공매도 금지 방침을 유지할 경우 한국 증시가 선진시장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바 있다.



이번 결정에 따라 그렇지 않아도 침체된 국내 증시에 추가 악재는 피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결정으로 원화 강세 압력이 높아질 경우 원화 안정성이 높아지고 그로 인해 주식 시장 수급도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진지수에서 빠졌다가 편입된 것이 아니기에 큰 영향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장 유동성 변화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FTSE 러셀은 이번에도 한국의 공매도 금지 조처를 거듭 문제 삼았다. FTSE 러셀은 “공매도 금지 조치는 국제 투자 커뮤니티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며 “차입 메커니즘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유동성과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한국을 관찰대상국에 올리지 않은 것은 공매도 재개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일단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는 번 시장 분류를 앞두고 공매도 금지 조처가 한시적이고, 내년 3월 공매도를 재개하겠다는 방침을 적극 피력해왔다.

실제 FTSE 러셀은 “공매도 금지는 내년 3월 30일까지 연장됐다. 금융위는 공매도 불법 거래에 대해 더 가혹한 처벌을 도입하고 한국거래소가 관련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예고했다”며 한국 정부의 관련 노력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공매도 재개라는 목표가 신속하게 달성되지 않을 경우 한국 증시의 분류를 두고 추가 조치를 논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FTSE 러셀의 다음 정례 시장 분류는 정부가 공매도 재개를 예고한 내년 3월 이후인 내년 4월 8일로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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