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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崔, 물량은 MBK…복잡해진 영풍정밀 공개매수 셈법 [시그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 투자자들도 촉각

기대 수익은 MBK 청약이 높아

최윤범(왼쪽)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풍·MBK파트너스의 영풍정밀(036560) 공개매수에 맞서 최윤범 고려아연(010130) 회장 측이 대항공개매수를 진행하면서 투자자들도 계산기를 두드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가격은 최 씨 일가 측이 3만 원으로 MBK가 제시한 2만 5000원 대비 20% 높지만, 물량은 최 씨 일가 측이 MBK의 57.6%에 불과해 어느 쪽에 응하는 게 유리할지 셈법이 복잡해졌다.

2일 영풍정밀 주가는 0.59% 상승한 2만 5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고려아연은 이날부터 21일까지 주당 3만 원에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돌입했다. 목표 매수 물량은 393만 7500주로 전체 발행주식 총수의 25%다. 15%만 차지해도 과반이 된다.

MBK의 영풍정밀 공개매수는 주당 2만 5000원으로 4일에 끝난다. MBK는 보통주 684만 801주(발행주식 총수의 43.43%)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경영권 분쟁의 키로 꼽힌다. 영풍정밀은 장형진 영풍 고문을 비롯한 장 씨 일가가 지분 21.25%를, 최 씨 일가가 지분 35.45%를 갖고 있다.

공개매수는 응모한 주식 수가 매수 예정 수량을 초과하면 목표 물량만큼만 안분비례(비율대로 똑같이 나눔)해 매수한다. 여기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생긴다. MBK는 장 씨와 최 씨 두 가문이 소유한 주식을 제외하고 잔여 주식을 전부 사들일 계획이지만 최 회장 측은 일부만 매수하기 때문이다.

통상 공개매수가 끝나면 주가는 기존 수준으로 회귀한다. MBK의 공개매수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12일 영풍정밀 주가는 9370원에 불과했다. 주가가 당분간 2만 원대에 머물더라도 이달 21일이 지나면 급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영풍정밀 주식 1000주를 보유한 투자자의 경우 전량을 MBK의 공개매수에 응하면 100% 확률로 팔 수 있어 세금 등을 제외하고 2500만 원을 얻게 된다. 하지만 전량을 최 회장 측 공개매수에 응할 경우 이론상 57.6%의 확률에 따라 일부는 3만 원에 팔 수 있지만 팔지 못한 나머지는 공개매수 이전 주가로 떠안게 돼 기대 수익이 약 2150만 원으로 MBK보다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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