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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최윤범? 복잡한 셈법”…영풍정밀 공개매수 계산기 두드리는 개미 [시그널]

가격은 최씨 일가, 물량은 MBK

기대 수익은 MBK 청약이 높아

공개매수는 양도세 22% 부과

MBK 공개매수가 재차 인상할까

강성두 영풍 사장이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풍·MBK파트너스의 영풍정밀(036560) 공개매수에 맞서 최윤범 고려아연(010130) 회장측이 대항공개매수를 진행하면서 투자자들도 계산기를 두드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가격은 최씨 일가 측이 3만원으로 MBK가 제시한 2만5000원 대비 20% 높지만, 물량은 최씨 일가 측이 MBK의 57.6%에 불과해 어느 쪽에 응하는 것이 유리할지 셈법이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부터 21일까지 주당 3만원에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돌입한다. 목표 매수 물량으로 제시한 주식 수는 393만7500주로 전체 발행주식총수의 25.0%에 해당한다. 15%만 차지해도 과반이 되기 때문에 주가를 띄워 투자자들이 MBK 공개매수 청약이 아니라 장내에서 매도하게 끔 유도하는 카드다.

MBK의 영풍정밀 공개매수는 주당 2만5000원으로 오는 4일 끝난다. 주식은 2거래일 후에 입고되기 때문에 이날 매입해도 MBK 공개매수에는 응할 수 없다. MBK는 보통주 684만801주(발행주식총수의 43.43%)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경영권 분쟁의 키로 꼽힌다. 영풍정밀은 장형진 영풍 고문을 비롯한 장씨 일가가 지분 21.25%를, 최씨 일가는 지분 35.45%를 갖고 있다. 공개매수 성공을 가정했을 때 MBK는 64.68%, 최회장 측은 60.45%를 차지하게 된다.

공개매수는 응모한 주식 수가 매수 예정 수량을 초과하면 목표 물량만큼만 안분비례(비율대로 똑같이 나눔)해 매수한다. 여기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생긴다. MBK는 장씨·최씨 두 가문이 소유한 주식을 제외하고 잔여 주식을 전부 사들일 계획이지만, 최 회장 측은 일부만 매수하는 까닭에서다.



통상 공개매수가 끝나면 주가는 기존 수준으로 회귀한다. MBK의 공개매수 직전 거래일은 지난달 12일 영풍정밀 주가는 9370원이다. 즉, 당분간은 2만원 후반대에 머물더라도 이달 21일이 지나면 급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영풍정밀 주식 1000주를 보유한 투자자의 경우, 전량을 MBK의 공개매수에 응하면 100% 확률로 팔 수 있어 세금 등을 제외하고 2500만원을 얻게 된다. 하지만 전량을 최 회장 측 공개매수에 응할 경우, 이론상 57.6%의 확률에 따라 일부는 3만원에 팔 수 있지만 팔지 못한 나머지는 공개매수 이전 주가로 떠안게 된다.

이때 영풍정밀 주가가 MBK의 공개매수 공고 전날까지 직전 3개월(6월13일∼9월12일) 동안의 가중산술평균주가 9952원으로 회귀한다고 가정하면, 최 회장 공개매수에 대한 기대수익은 약 2150만원이 된다. 이는 MBK 공개매수에 대한 기대수익 2500만원보다 14% 낮은 금액이다.

기관투자자가 상당수인 고려아연과 달리 영풍정밀은 개인투자자가 많다. 공개매수는 장외거래라 양도소득세(22%)를 내야 한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양도차액이 250만원 이하일 때만 면제다.

또 하나 변수는 MBK가 공개매수가를 추가로 상향 조정할지 여부다. MBK는 일단 시장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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