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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뿐 아니라 투자도 문제…정부 "다음 주 투자 진작책 꺼내겠다"

■관계장관·경제6단체장 간담회

소비 14개 분기 연속 늘었지만

설비투자는 4개 분기째 내림세

최상목(오른쪽 두 번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투자 활성화를 위한 관계부처 장관·경제6단체장 간담회’에 참석해 손경식(〃 첫 번째)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제공=기재부






한국 경제가 내수 둔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소비보다는 투자가 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의 소비가 크게 감소하기보다는 설비와 건설투자가 약한 측면이 있는 만큼 정교한 경기 대응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중 설비투자는 전년 동기보다 2.5%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지난해 3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 2분기부터 2019년 4분기까지 7개 분기 연속 줄어든 이후 최장 기간 감소세다. 2분기 건설투자도 전년 대비 -0.5%를 기록해 1개 분기 만에 내림세로 돌아선 상태다.

반면 민간소비는 2021년 1분기부터 14개 분기 연속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2분기에도 민간소비는 0.9% 늘어났다.



전기 대비로 봐도 소비보다 투자 약세가 두드러진다. 올해 2분기 설비투자는 1분기보다 1.2% 감소해 2개 분기 연속 하락했다. 건설투자는 1.7% 줄었다. 하지만 민간소비는 0.2%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내림 폭이 작았다. 일부 상품 판매에서 부진한 흐름이 보이지만 서비스업까지 고려한 전체 소비는 1년 전과 비교하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2022년 5.1%로 정점을 찍었던 물가 상승률도 올해 들어 2%대에 안착하면서 소비심리 개선 여지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내수 부진에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말들이 많지만 내수를 뜯어보면 소비보다는 투자가 더 부진하다”고 전했다.

내수에 투자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 일정에 따라 설비투자가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분기 반도체 제조용 장비 설비투자는 전기 대비 9.5% 늘었지만 2분기에는 14.6% 감소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설비투자가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은 반도체 투자 감소 영향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7월 통계청 설비투자지수가 전년 대비 크게 증가(18.5%)했지만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동향 9월호’에서 “설비투자 선행지표를 감안하면 7월의 높은 투자 증가 폭은 일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고점을 찍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올 4~7월에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50% 이상 늘어난 모습을 보였지만 8월에는 증가율이 38.8%로 내려갔다. 주 실장은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다소 주춤한 부분이 있는 데다 자동차도 계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며 “정보기술(IT) 부문 설비투자가 줄어들면 수출 증가세가 둔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정부 안팎에서는 소비도 소비지만 투자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 같은 지적을 의식한 듯 정부는 다음 주 건설·벤처·민간투자 활성화 대책을 발표해 투자 진작책을 꺼내겠다는 방침이다. 11월까지 경제형벌규정과 신산업 규제 개선책을 내놓아 기업 활력을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기업들에 투자 확대를 당부했다. 그는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대한상공회의소·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6단체와 간담회를 열고 “내수는 상대적으로 회복 속도가 나지 않고 있는 만큼 맞춤형 지원을 통해 회복을 가속화하는 데 더욱 힘쓰겠다”며 “우리 기업들의 적극적인 경영 활동으로 점차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는 투자가 보다 활성화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투자 회복이 공고해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더 과감한 기업가정신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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