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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硏 기술 사업화 속도"…민간과 접점 넓히는 KST

우주항공·방산기업·VC 밀집한

경남 창원·서울에 첫 지점 설립

한화 등과 투자·협력 확대 기대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의 기술 사업화를 지원하는 기술지주회사가 민간 협력을 위한 접점 확대에 나섰다. 특히 우주항공·방위산업과 벤처캐피털(VC) 기업들이 밀집한 지역에 처음으로 거점을 마련하고 공공 연구개발(R&D)의 실질적 성과 창출을 위한 기술 사업화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창원국가산업단지 전경. 서울경제DB


18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17개 출연연의 공동 기술지주회사인 ‘한국과학기술지주(KST)’는 지난달 말 경남 창원시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와 서울 강남구 서울팁스타운에 지점을 설립했다. 2013년 출연연들이 밀집한 대전 대덕연구단지 인근에 KST 본점이 세워진 지 11년 만에 첫 지점 설립이다.

KST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한국원자력연구원·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 17개 출연연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창업, 투자 유치, 기술이전, 합작법인(JV) 설립, 마케팅 등 사업화 업무를 지원하는 조직이다. 지금까지 총 142개 기업에 566억 원을 직접 투자했고 투자액을 크게 웃도는 3821억 원의 후속·공동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



KST의 첫 지점 설립은 민간과의 협력 확대를 위해서는 접점을 늘려야 한다는 판단에서 진행됐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출연연 창업과 투자 유치를 가로막는 큰 장애물 하나는 물리적인 거리”라며 “창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자와 기업 관계자, 투자자가 서로 빈번하게 만나고 소통하는 일이지만 모두가 대전까지 오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점 소재지인 창원과 서울 강남 지역은 각각 우주항공·방산 기업과 VC가 밀집한 지역인 만큼 관련 투자나 협력 확대가 기대된다. 특히 창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 등 대기업을 포함해 국내 방산 업체의 32%가 자리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5월 출범한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있는 사천시와도 가까워 방산뿐 아니라 신산업인 우주항공 분야의 공공·민간 협력에도 유리하다는 평가다. 정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형 우주발사체(로켓) 누리호 고도화와 달 착륙용 차세대 발사체 개발에 협력하는 등 민간의 우주개발 참여도 본격화한 상황이다.

창원에 위치한 한국전기연구원과 한국재료연구원 역시 우주항공 관련 R&D를 강화 중인 만큼 KST 현지 거점을 통한 사업화 시너지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연은 최근 일본 정밀부품 제조사 오브레이와 우주에서도 고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다이아몬드 전력반도체의 공동 R&D에 착수했다. 산하 전기변환소재연구센터를 통해 우주선의 동력원으로 주목받는 원자력전지 같은 기술도 고도화 중이다. 재료연도 관련 분야 신소재를 개발해왔다.

우수한 R&D 성과에 비해 사업화 실적은 낮은 ‘R&D 패러독스’는 한국 과학기술계의 고질적 문제로 꼽힌다. 미국 글로벌혁신정책센터(GIPC)가 3월 발표한 국제지식재산지수 순위에 따르면 한국은 특허 부문에서 2위를 차지한 데 비해 지식재산(IP) 사업화 부문에서는 31위의 비교적 낮은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최근 ‘제1차 국가전략기술 육성 기본 계획’을 발표하며 국가전략기술의 신속 사업화를 3대 추진 방향의 하나로 정했다. KIST는 자체 기술지주사인 ‘KIST홀딩스’ 설립을 준비 중이며 이를 포함해 홍릉강소특구·서울바이오허브 등에 분산된 사업화 조직을 하나로 모은 ‘KIST 이노베이션’ 출범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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