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000660)가 정부가 마련한 반도체 저리 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10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SK하이닉스를 포함한 22개 반도체 기업은 최근 KDB산업은행에 ‘반도체 설비투자 지원 특별 프로그램’ 관련 대출을 신청했다. SK하이닉스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달 규모는 수천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설비투자 수요를 감안해 필요한 자금을 산은에 요청한 것으로 안다”면서 “매년 산은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오다 신설 프로그램의 대출 요건이 그간 이용했던 상품보다 더 낫다고 보고 이를 활용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설비투자 지원 특별 프로그램은 정부가 발표한 ‘반도체 생태계 종합 지원 방안’의 일환으로 7월 출범했다. 저리 대출을 통해 2조 원 규모로 민간에 자금을 공급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대기업은 0.8~1%포인트, 중소·중견기업은 1.2~1.5%포인트 우대금리를 적용해 시중 최저 수준의 금리를 제공한다.
SK하이닉스를 시작으로 정책자금을 찾는 반도체 기업이 늘고 있어 관련 대출 집행 실적도 빠르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산은에 따르면 특별 프로그램의 한도 소진율은 이달 9일 기준 55%(1조 1000억 원)로 집계됐다. 프로그램 출범 이후 두 달여 만에 한도를 절반 넘게 소진할 정도로 기업의 수요가 많다.
한편 강석훈 산은 회장은 이날 주요 반도체 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고 반도체 경쟁력 강화 방안을 추가로 논의했다. 간담회에는 텔레칩스·백광산업·와이씨·에프에스티·하나마이크론·테크윙·동진쎄미켐·넥스트칩·엘비세미콘 등 반도체 관련 기업이 두루 참여했다. 강 회장은 “인공지능(AI)이 우리 경제·산업·사회 전반에 엄청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AI의 성패를 좌우하는 게 반도체”라면서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적극적인 금융 지원을 통해 국책은행으로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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