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이차전지 제조사인 노스볼트(Northvolt)가 자국의 첫 기가팩토리의 정상화에 집중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확장하던 사업 계획을 접고 인력도 감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노스볼트는 9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비용 절감 목적의 감원을 예고했다. 스웨덴 셸레프테오의 양극활물질 공장 운영도 잠정 중단하고 폴란드 그단스크의 에너지 저장사업 역시 매각을 고려 중이다. 노스볼트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페테르 칼손은 현재 7000명 수준인 인력을 줄일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유감스럽게도 어려운 결정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스볼트는 또 양극활물질 생산을 중단한 후 관련 공장 하나를 매각할 계획이며 대신 중국 및 한국 기업으로부터 소재를 매입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밖에 폴란드 그단스크에 본사를 둔 에너지 저장사업의 구매자 또는 파트너를 찾고 있으며 볼보와 합작으로 스웨덴과 독일, 캐나다에 각각 기가팩토리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도 연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FT는 노스볼트의 일련의 결정이 비용 절감을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스볼트는 유럽 비상장 스타트업 중 가장 많은 150억 달러(20조 1735억 원)를 조달한 ‘유럽 배터리의 희망’으로 불리는 기업이다. 하지만 최근 스웨덴 북부에 건설 중인 첫 기가팩토리인 셸레프테오 공장에서 인명 사고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한 데다 유럽 전기차 수요 위축 등의 악재까지 겹치며 현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 전기차 및 배터리 기업들의 공세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셸레프테오 공장은 연간 16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현재 1GWh 미만을 생산하는 등 조업에 차질을 겪고 있어 최근 BMW와 맺은 20억 달러(약 2조 8000억 원) 규모의 납품 계약 건이 취소되기도 했다. BMW는 노스볼트 대신 삼성SDI에 주문을 넘겼다.
이런 상황에서 노스볼트는 우선 셸레프테오 공장 정상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셸레프테오 공장의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자금 조달이 급선무인 상황에서 다른 부문에 대한 투자를 줄일 방침이다. 칼손은 “어렵겠지만 핵심 사업에 집중함으로써 유럽의 배터리 산업 육성 야망에 기여할 수 있는 강력한 장기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