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3곳이 최근 3개월 이상 원리금과 이자를 받지 못한 무수익 여신 규모가 1년 만에 30% 이상 증가했다. 빚을 상환하지 못하는 차주가 증가해 건전성 우려가 커지자 포용 금융 확대를 설립 취지로 내건 인터넷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을 축소하고 있다는 의미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2분기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가 보유한 무수익 여신 규모는 5378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4121억 원)보다 30.5% 늘었다. 이른바 ‘깡통 대출’로 여겨지는 무수익 여신은 은행의 여신 건전성에 즉각 영향을 준다. 올 2분기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무수익 여신 잔액이 2조 9466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말(2조 6884억 원)보다 약 10%가 늘어난 것과 비교해 증가세가 가파르다. 인터넷은행 3사의 평균 연체율(한 달 이상 연체)은 0.88%로 시중은행(0.28%)보다 3배가량 높았다.
인터넷은행 깡통 대출의 대부분은 가계대출이 차지했다. 전체 무수익 여신 가운데 89%인 4788억 원이 가계대출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상반기 말 가계여신 내 무수익 여신 규모(3905억 원)보다 22.6% 급증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고금리와 경기 악화가 계속돼 금융권 전반적으로 부실채권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사업자가 대부분인 기업 대출 무수익 여신 규모는 58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16억 원)과 비교해 1.72배 급증했다. 올 2분기 인터넷은행 3사가 보유한 기업 대출의 무수익 여신 비율은 1.32%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이 개인사업자 대출로 사업을 확대했지만 빚을 못 갚는 자영업자가 늘자 고민이 깊어진 셈이다. 특히 토스뱅크의 기업 대출 연체율은 3.24%로 1년 전(1.58%)보다 2배가량 뛰었다. 이에 토스뱅크는 기업 대출 확대에 제동을 걸었다. 토스뱅크의 지난해 6월 말 기업 대출 잔액은 1조 8196억 원에 달했지만 올 6월 말 1조 6345억 원으로 10%(1851억 원) 감소했다.
건전성 우려가 커지자 인터넷은행들은 중·저신용자대출 공급마저 줄이는 모양새다. 실제 올 2분기 기준 인터넷은행 3사의 중·저신용자 대출 신규 공급액은 전 분기 대비 일제히 감소했다. 토스뱅크는 올 1분기 중·저신용자 대출을 5212억 원 규모로 신규 공급했지만 2분기에는 3461억 원을 공급하는 데 그쳤다.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대출 신규 공급액은 올 1분기 6600억 원에서 2분기 6000억 원으로, 케이뱅크는 3000억 원에서 2750억 원으로 줄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에 발맞춰 가계대출을 소극적으로 취급하다 보니 중·저신용자대출 신규 공급 규모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인터넷은행 3사 모두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당국의 목표치인 30%를 상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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