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기금이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반대하기로 했다. 글로벌 주요 연기금과 의결권 자문사들도 찬성 입장을 밝힌 와중에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국내 기업 사업 재편에 제동을 걸고 나선 데 대해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제10차 위원회를 열고 SK이노베이션 주주총회 안건에 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 합병계약 체결 승인의 건을 반대하기로 정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측은 “(SK이노베이션 주주들에 대한) 주주가치 훼손의 우려가 크다”고 이유를 밝혔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비율은 1대1.1917417로 정해졌는데 SK이노베이션의 주가가 저평가된 상황에서 합병가액이 산정돼 주식가치를 적절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도 기관투자가들에게 합병 안건에 반대하라고 권고했다.
다만 합병 비율이 자본시장법에 근거해 적법하게 산정된 데다 세계 최대 글로벌 의결권 자문 기관인 ISS와 글래스루이스, 미국 연기금 캘리포니아공무원·교직원연금도 찬성을 하고 나서 업계에서는 국내 최대 ‘큰손’인 국민연금의 반대 결정이 의외라는 반응이다. ISS 등은 이번 합병으로 양 사가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창출하는 등 상당한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국내 동종 업계가 시장에서 평가받는 수준을 고려했을 때 SK E&S의 기업가치 평가도 공정하게 내려졌다고 평가한다. SK이노베이션은 합병시 주당순이익 측면에서 수혜를 볼 수 있다고도 짚었다.
다만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합병이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 최대주주인 SK㈜의 지분율이 36%에 달하는 데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은 대체로 ISS 등 의결권 자문 기관의 권고를 따르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비중은 6.2%다. SK이노베이션 측은 “합병 시너지에 대한 설명을 통해 주주들을 설득하는 데 더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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