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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해외 개척 쉽지 않네"…야놀자, 싱가포르 푸드테크 사업 접었다

"글로벌 경쟁 격화…효율화 필요"

상반기에 계열사 3곳 모두 매각

상장 앞둔 전략적 선택 분석도

배민, 베트남 배달 서비스 종료

쿠팡도 대만 진출전 日서 철수 경험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있는 야놀자 광고. 사진 제공=야놀자




나스닥 상장을 준비 중인 야놀자가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 진출의 첨병으로 삼았던 싱가포르 사업을 정리했다. 주력인 호텔 서비스 외에 먹고 마시는 업종에서도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디지털 솔루션 판매를 확대하려 했지만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한 것이다. 국내 플랫폼이 해외 진출을 시도하다 실패한 또 하나의 사례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야놀자는 싱가포르에서 운영하던 푸드테크 솔루션 기업 구스토엑스, 초록마켓, 진글로벌 등 3곳을 올 상반기에 모두 매각했다. 야놀자는 해당 업체들을 통해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 시장 공략을 노렸는데 철수한 것이다. 야놀자는 외식업소의 고객 관리와 식당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현장 줄서기 예약, 매장 관리, 고객 마케팅 등을 디지털로 전환해 제공하는 분야에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플랫폼을 활용한 예약은 물론 IT 기술을 활용한 외식업소 관리가 보편화 되는 상황에서 푸드테크 솔루션 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야놀자는 2년 전 싱가포르 현지 업체 블루바스켓과 구스토엑스를 공동 설립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현지 푸드테크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에는 야놀자가 운영하는 클라우드 솔루션의 적용 범위를 야놀자가 강점을 지닌 숙박을 벗어나 글로벌 시장의 식음료(F&B) 사업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시장에서 크게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이후 야놀자는 구스토엑스 산하의 초록마켓을 통해 한국 식자재 유통까지 나서면서 싱가포르 사업을 키워 나갔다.



야놀자가 싱가포르 사업을 접은 것은 경쟁 격화로 인해 유지 비용이 늘어난 데다 사업 효율화를 위한 전략적 고려가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식으로 유명한 싱가포르는 미국의 선두업체 오픈테이블(OpenTable) 등 글로벌 플랫폼들이 앞다퉈 시장에 진출해 사업을 운영 중이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이 동남아에 본격 진출하기 전에 싱가포르에 본사를 세우고 사업을 준비·계획하는 일종의 테스트베드 성격을 지닌 만큼 경쟁이 더욱 치열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나스닥 상장을 준비 중인 야놀자 입장에서는 푸드테크 기업을 매각해 전체적인 포트폴리오 효율화를 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또 야놀자는 야놀자에프앤비솔루션을 통해 푸드테크 사업을 별도로 하고 있기 때문에 추후 다시 현지 시장에 진출할 기회도 남아 있다.

다만 현 시점에서는 야놀자의 싱가포르 사업 철수가 국내 플랫폼의 해외 진출 실패 사례로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한국 유통·여행 플랫폼 업체들은 치열한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 진출을 지속적으로 시도해왔다. 하지만 앞서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지난해 11월 베트남 배달 시장에서 철수하는 등 아픈 경험을 했다. 배민 외에 쿠팡도 현재 성공적으로 정착한 대만에 앞서 일본에서 퀵커머스를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했다가 철수한 이력이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야놀자의 경우 자사 핵심 역량에 집중하는 전략적 의사결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실패 사례가 있지만 유통업체들의 해외 시장 개척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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