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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마트 '규제 대못' 더 늦기 전에 뽑아야

임지훈 생활산업부 차장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대형마트의 영업 제한 시간 및 의무휴업일에도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27일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자정에서 오전 10시 사이와 의무휴업일에는 온라인으로 주문받은 상품을 배송할 수 없다. 최 의원은 “과다한 규제로 소비자들의 편익이 제한됐다”며 “규제를 푸는 데 국회가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법안이 이번 22대 국회의 문턱을 넘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앞서 20대와 21대 국회에서 유사한 개정안이 여럿 발의됐지만 번번이 좌초됐다. 한 대형마트 대관 업무 담당 임원은 “의원 보좌진도 ‘힘든 거 다 안다. 법 개정이 꼭 필요하다’고 격려한다”면서도 “‘왜 대놓고 찬성하지 못하는지 잘 알지 않느냐’고 반문한다”고 전했다. 지역구 의원의 경우 여론에 반해 찬성표를 던지기 힘들기 때문에 법 통과가 어렵다는 얘기다.



사실 개정안은 당장 통과되더라도 대형마트의 입장에서는 늦은 감이 있다. 국회가 전통시장을 살리고자 2012년부터 유통산업발전법을 통해 대형마트를 규제한 탓에 의도치 않게 온라인 유통 시장에서는 쿠팡이 이미 대세가 됐다. 대형마트의 영업 제한 시간, 의무휴업일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더라도 대형마트가 리더십을 확보한 쿠팡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법이 개정돼야 하는 것은 소비자 편익 제고와 혁신적인 서비스를 위해서는 규제 개선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대형마트의 영업 제한 시간, 의무휴업일 온라인 배송에 대해 물은 결과 찬성 의견은 78.9%에 달했다. 일각에서는 허용 시 전통시장 매출 감소 및 근로자 근무 환경 악화를 우려하지만 이는 상생 방안 마련 및 처우 개선 등으로 풀어야 할 사안이다.

다행히 대형마트가 전의(戰意)를 상실하지는 않은 듯싶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최근 사장단 회의에서 온라인 사업 강화와 관련해 “온·오프라인 경계 없이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세상에 없던 유통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도록 하자”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10년 넘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뛴 대형마트들에 다시 제대로 뛰어볼 수 있는 기회는 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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