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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재산세로 통합 검토…상속세 '최대주주 할증'도 손본다

■'징벌적 과세' 대폭 개편

종부세 합헌 불구 이중과세 논란

1세대 1주택 부담 완화부터 추진

'최고 60%' 상속세도 기업부담 커

與 "선진국 사례 고려해 조정 협의"

자본이득세 전환은 당장 어려울듯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 연합뉴스




대통령실과 여당에서 종합부동산세와 상속세 개편론을 거론하기 시작한 것은 현재의 보유세제가 민생 경기에 끼치는 부작용이 적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종부세는 서민·중산층 실거주자의 세 부담과 이중 과세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점이, 상속세는 과도한 세율로 기업 경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부분이 문제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올해 세법 개정안에 재산세제와 관련한 대대적인 개편안을 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31일 정부 등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종부세 폐지를 염두에 두고 재산세제 개편안을 종합적으로 고심하고 있다. 앞서 30일 헌법재판소가 종부세법에 재판관 6대3의 의견으로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리기는 했지만 오히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종부세를 대대적으로 손봐야 한다는 의견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부세 폐지는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다.

여당에서도 종부세 개편에 힘을 싣고 있는 모습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종부세의 과도한 세 부담에 대해서는 늘 개편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세제 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 측에서도 종부세 폐지·개편 여부와 관련해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만약 종부세 폐지로 가닥을 잡을 경우 재산세와 통합하는 쪽으로 제도를 개선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국세인 종부세가 지방세인 재산세와 과세 대상이 겹쳐 조세 효율성이 떨어지는 세목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종부세나 재산세나 결국 지방에서 재원으로 쓰인다는 점에서 두 세목의 역할이 중복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종부세와 재산세 간 통합은 단기간에 추진하기 어려운 과제라는 의견도 만만찮다. 두 세목을 합칠 경우 재산세율 수치를 조정하거나 누진세율에서 단일세율로 전환하는 작업을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부동산 거래세 폐지까지 한꺼번에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추 원내대표도 “종부세의 근본적 폐지는 재산세와의 통합 문제로 가야 한다”면서도 “조금 더 연구·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때문에 ‘1세대 1주택자’ 종부세 부담 완화에서부터 손을 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종부세 대상자 중 1주택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7%에 달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1세대 1주택자 보유자에 초점을 맞춰 종부세 개편 의견이 나오는 만큼 야당과의 협상이 용이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애초에 종부세의 방점은 다주택자 규제에 찍혀 있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종부세를 부담하는 1세대 1주택자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정부도 이들에 대한 과세 부담 완화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상속세제를 어떻게 개편할지도 관건이다. 한국은 상속세 부담이 큰 나라로 꼽힌다. 정부는 2000년 최고세율을 45%에서 50%로 올리고 최고 과세표준 구간을 50억 원 초과에서 30억 원 초과로 낮춘 뒤 상속세율을 한 번도 바꾸지 않았다. 최고세율로 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5%)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최대주주가 주식을 물려줄 경우 20%의 할증이 붙어 60%의 최고세율이 부과돼 기업 경영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실제로 넥슨의 경우 고(故) 김정주 창업자의 유가족이 상속세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국가에 NXC(넥슨그룹 지주사) 지분 4조 7000억 원어치를 물납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도 최근 최대주주 할증 폐지를 중심으로 군불을 지피는 모습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상속 시 최대주주의 주식에 붙는 할증 과세제도를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민의힘도 이날 “유산세를 유산취득세로 변경하고 대주주 할증 과세를 폐지하는 한편 상속세율은 주요 선진국 사례를 감안해 적정 수준으로 조정하는 것 등을 정부와 추가 협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자산을 팔 때 발생하는 이익에 대해서만 세금을 매기는 자본이득세 방식으로 상속세제를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재계에서도 올해 기재부에 자본이득세 전환을 건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경우 사실상 상속세 폐지와 가까운 제도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당장 추진되기는 어려운 과제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종부세와 상속세 개편이 당장 올해 세법 개정안에 담길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보유세제 개편 일정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부분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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