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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중후반 이상"…SSG닷컴 둘러싼 신세계·FI 분쟁 장기화 조짐 [황정원의 Why Signal]

강경한 어피너티·BRV "계약대로 해야"

투자한 1조 이상 회수 요구하고 나서

신세계와 투자사 고위급 합의 속

주주간 계약서 명확하지 않아 난감

풋옵션 요건부터 가격까지 협상 난항





SSG닷컴 풋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팔 권리) 행사를 놓고 둘러싼 신세계그룹과 사모펀드(PEF) 운용사와의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FI들은 기투자한 1조 원 이상을 회수해야 한다고 신세계측에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교보생명 사례처럼 법정 분쟁까지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신세계는 SSG닷컴 재무적투자자(FI)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BRV캐피탈매니지먼트과 풋옵션에 대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풋옵션 행사 기간은 지난 1일부터 시작됐지만 2027년 4월까지 가능해 아직 논의를 이어갈 시간은 충분하다.

어피너티·BRV는 지난 2018년 신세계그룹과 투자 약정을 맺고 총 1조 원을 투자해 SSG닷컴 지분을 각 15%씩 확보했다. 이들은 풋옵션 발동시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신세계측으로부터 1조 원 중후반의 금액을 회수해야 한다고 내세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FI들은 법대로 해야 한다고 강경하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변수는 주주간 계약서가 세부적으로 명확하지 않게 작성된 점이다. 친분이 두터운 고위급 계약 주체들 간 합의가 이뤄지다 보니 유효성에 대한 해석의 여지가 있게 만들어졌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주요 법무법인들이 양측에서 자문하고 있는 상태다. 정 회장은 FI측의 요구가 과하다고 보고 적정 가격을 찾으라는 지시를 내부에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적 대응은 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1조 원 이상의 자금 마련은 또 다른 문제다. 신세계그룹의 자금 여력을 감안했을 때 부동산 등의 유휴자산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 스타벅스나 신세계푸드 등의 매각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 IB업계 관계자는 “풋옵션이 유효하다는 전제 하에 1조 원 초중반 가격으로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양측은 총 거래액(GMV)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상품권 중복 계상 문제에 대해서도 아직 조율이 안 된 상황이다. 계약서에 상품권 판매액을 GMV에 포함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담겨있지 않기 때문이다. GMV는 점유율 또는 성장성을 판단하기 위한 지표이지 회계기준이 아니다.

신세계측은 SSG닷컴의 2022년 총거래액이 5조7000억 원을 넘겨 계약사항을 모두 지켰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FI측은 상품권 거래액이 포함돼 과다 계상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세계측은 SSG닷컴이 2023년까지 GMV 5조1600억 원을 넘기지 못하거나, 복수의 IB로부터 기업공개(IPO)를 할 준비가 됐다는 의견을 받지 못하면 FI의 투자금을 돌려줘야 한다.

FI측은 매매대금을 지급 받지 못하면 대주주 및 인수인이 소유한 주식 전부를 매도할 것을 청구(드래그얼롱) 할 수 있다. 다만 현재의 유통 시장 생태계에서 SSG닷컴을 인수할 곳을 찾긴 힘들다. IPO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기업가치 3조3000억 원을 인정받아야 하는데 절반도 안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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