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 속에 AI가 제작물에 대한 저작권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27일 21세기경제보도를 인용해 “광저우 인터넷 법원은 해당 AI 기업이 생성형 AI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원고의 울트라맨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및 개작권을 침해했으며 관련 민사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세계 최초로 생성형 AI가 그려낸 이미지가 기존 이미지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내용의 판결이라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해당 AI 회사는 웹사이트에서 AI 대화, AI 생성 그림 그리기 등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중 AI를 통해 울트라맨 관련 이미지 생성을 요청할 경우 울트라맨 저작권을 보유한 회사의 이미지와 상당 부분 유사한 결과물을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AI 그리기 기능은 회원전용 서비스로 별도의 회원비용이 필요했다.
원고는 피고가 원고의 권리를 허가 없이 불법적으로 이용해 모델을 트레이닝하고 실질적으로 유사한 이미지를 생성했으며, 멤버십 판매 및 기타 부가가치 서비스를 통해 불법적인 이익을 획득해 원고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법원 판결에 따르면 피고가 생성한 이미지는 원본 예술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은 피고는 저작물을 무단으로 복제해 원고의 복제권을 침해했고, 생성된 이미지 중 일부는 원본 표현을 기반으로 새로운 특징을 형성해 원고의 개작권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피고가 원고에게 1만위안(약 185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광저우 인터넷 법원은 생성 AI 산업이 아직 초기 발전 단계에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권리 보호와 산업 발전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며, 서비스 제공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보와 발전, 균형과 포용, 혁신과 보호를 모두 촉진하는 중국식 AI 거버넌스 시스템 구축에 기여하기 위해 합리적이고 저렴한 주의 의무를 적극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로 인해 AI 산업에 대한 투자와 개발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저우청슝 중국과학원 전략문제 상담연구센터 부주임은 글로벌타임스에 “이번 판결로 인해 중국의 일부 AI 기업이 법적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판단에 추가 투자와 개발을 주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 감소로 기술 혁신이 저해될 가능성이 높고 치열한 경쟁 상황에 중국과 다른 AI 기술 강국 간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말 베이징 인터넷법원은 AI가 생성한 이미지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라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리윈카이는 지난해 2월 AI로 만든 그림을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샤오홍슈에 게재했다. 이어 3월 1인 미디어를 운영하는 류씨가 관련 사진을 자신이 운영하는 플랫폼에 게재했다. 이에 리윈카이는 5월 자신이 만든 사진을 출처 표기 없이 게재했다며 저작권과 네트워크 전파권을 침해했다며 5000위안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피고에 대해 리윈카이에 공식 사과하고 500위안의 배상금을 물어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생성형 AI를 이용해 제작된 사진에 대해 창작 권리를 처음 인정해준 판결이다. 이는 지난해 중국 10대 법치 뉴스에 선정될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당시에도 전문가들은 “AI 창작물에 대한 권리가 인정될 경우 향후 관련 사건에 중요한 참고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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