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과 동일한 2.1%로 유지했다. 올해 물가상승률 역시 2.6%로 유지했지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2.2%로 하향 조정했다.
한은은 22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로 2.1%를 제시했다. 지난해 11월 내놓은 것과 같은 수치로 국제통화기금(2.3%), 기획재정부(2.2%), 경제협력개발기구(2.2%), 한국개발연구원(2.2%)보다 낮은 수준이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당초 전망(2.3%)보다 0.1%포인트 낮은 2.2%로 하향 조정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등을 제외한 물가 상승률을 뜻한다.
한은은 올해 한국 경제가 반도체 등 수출을 중심으로 2.1%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연초부터 반도체 수출은 견조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07억 21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 감소했다. 다만 설 연휴 등을 제외한 조업 일수를 고려하면 하루 평균 수출액은 9.9% 늘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반도체가 39.1% 늘었다. 이는 1∼20일 기준 2021년 8월(39.1%) 이후 3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반도체 월간 수출액은 지난해 11월부터 석 달째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은은 이와 관련 “국내경제는 소비 회복세가 더디고 건설투자가 부진하겠지만,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주요국 통화정책의 영향, IT경기 개선 속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구조조정의 영향 등과 관련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역시 2.6%를 유지했다.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가 3.6% 오른 것과 비교하면 올해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평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3.2%)까지 3%대를 이어오다 지난달 2.8%로 떨어진 바 있다. 다만 중동 지역의 정세불안과 과일·채소류 가격변동 확대 등에 따라 물가는 다시 3%대로 올라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은은 이와 관련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산물가격 상승 등으로 일시적으로 소폭 높아졌다가 이후 다시 완만히 낮아질 것”이라며 “올해 근원물가 상승률은 더딘 소비 회복세 등의 영향으로 지난 11월 전망치를 소폭 하회하는 2.2%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와 함께 내년 경제성장률은 2.3%,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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