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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조 주주 환원해야" 행동주의 펀드 요구에…삼성물산 반박 세 가지 논리 [biz-플러스]

①"자사주 소각, 강력한 주주환원책"

②주주제안 수용 시 사업경쟁력 약화

③투자자 예측 가능성 훼손 우려

연합뉴스




행동주의 펀드 연합이 1조 원대의 배당을 증액하고 자사주를 소각하라는 요구에 대해 삼성물산(028260)은 “사업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제안”이라고 반박했다. 투자 재원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줄 뿐 아니라 미래 성장동력에도 악영향을 미쳐 장기적으로 사업 전반에 부정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일관되게 주주환원 정책을 펴는 것도 어려워 지게 돼 결국에는 투자자들의 예측 가능성도 떨어질 것이고 우려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 14일 시티오브런던·안다자산운용·화이트박스어드바이저스 등 5개 헤지펀드의 주주 제안을 다음달 15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했다.

올해 5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안과 보통주 주당 4500원, 우선주 주당 4550원의 배당안을 결의하라는 것이 이들의 요구안이다. 주주 환원 규모를 전체적으로 환산하면 1조 2364억 원에 달한다.

이 같은 요구는 앞서 삼성물산이 제안한 배당 금액(보통주 2550원·우선주 2600원)보다 70% 이상 많다. 삼성물산 배당안에 따른 총 배당금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한 잉여현금흐름의 49%에 해당한다. 전년 대비 총액도 10.9% 늘어났다. 여기에 올해 보통주 780만 7563주와 우선주 15만 9835주 규모의 자사주 소각도 이뤄질 예정이다.

행동주의 펀드 연합은 이에 대해 자사주 소각은 주주환원이 아니고 순자산가치(NAV) 할인율이 60% 이상인 상황에서 자기주식 매입 수익률은 150%이기에 이를 대체하는 현금 활용은 정당성을 얻기 힘들다는 이유로 고강도 주주환원안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국내에서 자기주식 소각은 유통 주식에 대한 실질적 가치 상승이 발생하는 강력한 주주환원책”이라고 강조했다. NAV 할인율에 대해선 모회사 형태와 세금 등 여러 문제가 얽혀있어 단기적으로 해결이 어려운 사안이라는 점을 주주제안 반박 근거로 들었다. 상장 자회사를 보유한 모회사 형태나 자산을 현금화 할 때 세금을 고려해야 하는 국내 지주사들의 구조상 자사주 매입 수익률이 장기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다.



펀드 연합의 요구안이 회사 경영과 미래 투자에 부담이 될 수준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삼성물산은 주주제안의 주주 환원 규모에 대해 “2023년 뿐 아니라 2024년 회사의 잉여현금흐름 100%를 초과하는 금액”이라며 “이런 규모의 현금 유출이 이뤄진다면 회사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 및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체 투자재원을 확보하기가 어렵게 된다”고 밝혔다. 펀드 연합이 삼성물산에 요구한 주주환원책으로 인해 회사의 투자·고용 여력이 훼손될 수 있다고 강하게 목소리를 낸 셈이다. 앞서 펀드 연합은 본인들이 제안한 주주환원책 규모를 두고 “삼성물산이 관계사로부터 받는 세후 배당수익의 100% 및 영업활동으로부터의 잉여현금흐름의 25%에서 충분히 조달 가능한 규모”라고 주장했다.

주주제안이 기존 이사회의 주주환원 정책과 어긋나 투자자들의 예측 가능성과 회사의 지속 가능성을 깰 수 있다는 우려도 우회적으로 제시했다. 삼성물산은 현재 3년마다 주주 환원 정책을 수립해 실행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사회에서 결정한 주주환원정책 기조에 따라 일관된 주주환원을 실행해 투자자 예측 가능성과 회사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자 한다”며 “이번 정책이 마무리되는 2025년에는 다양한 주주환원 방안을 종합 검토한 3개년 정책으로 주주들의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주들에게 회사 측 제안에 찬성하는 내용으로 의결권을 위임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계에선 정부의 ‘K-증시 밸류업’ 프로그램을 등에 업은 행동주의 펀드의 공세가 기업의 장기 성장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삼성물산을 대상으로 행동주의 펀드들이 ‘울프팩(wolf pack·늑대 무리) 전략’을 본격적으로 펴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울프팩 전략은 행동주의 펀드 여러 곳이 뭉쳐서 한 기업을 공격하는 것을 뜻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행동주의 펀드의 최종 목적은 주가를 부양해 단기 차익을 실현하는 것"이라며 "무리한 요구를 다 받아들이면 기업의 미래 성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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