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 수요가 지난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팔레스타인·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긴장이 이어진 데다 중국 경기가 부진하면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린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경제전문방송 CNBC는 1일(현지 시간) 세계금협회(WGC)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전 세계 금 거래량이 역대 최대인 4899톤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거래소 장내 거래와 OTC(장외 거래)를 합산한 수치로, 전년 대비로는 3.33% 증가했다.
샤오카이 판 WGC 총재는 “지난해 금 수요를 끌어올린 원인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갈등, 중국 경기둔화였다”고 말했다.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 보유량 확대가 눈에 띄는데, 이들은 작년 한 해 금을 1037톤 사들였다. 판 총재는 “지난해가 중앙은행이 금을 역대 두 번째로 많이 매입한 해로 2022년 최고기록에 근접했다”고 전했다. 그 중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225톤을 사들여 가장 매입량이 많았다.
또한 중국 투자자들의 금 수요가 급증한 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WGC 보고서는 전했다. 중국 내 금괴, 금화에 대한 투자는 지난해 전년대비 28% 늘어난 280톤을 나타냈다. 판 총재는 “중국 투자자들은 다른 자산들의 미래를 걱정하면서 금을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호할 수단으로서 주목하고 있다”며 “실제로 위안화 기준으로 성과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올해 금 수요 전망도 지난해만큼은 아니지만 긍정적이다. 인플레이션이 올해 더 둔화하면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증가하면서 수요 감소를 일부 완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게 WGC의 설명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