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선언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양강 구도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13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열린 'UBS 글로벌 기술 컨퍼런스'에서 자사 HBM 사업 현황을 설명하며 관련 시장 점유율에 대한 비전을 밝혔다. 그는 "마이크론은 2025년에 D램 업계에서의 위상과 일치하는 점유율을 확보해야 한다"며 "HBM 5세대 제품(HBM3E) 제품으로 의미 있는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D램 시장에서 마이크론의 점유율이 22%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HBM 시장에서도 20% 대 시장 확보를 선언한 셈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쌓아올려 데이터 이동 속도를 극대화한 만든 메모리다. 올해 데이터가 폭증하는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리면서 HBM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마이크론은 이 시장에서 현재 5~10% 미만의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HBM 시장은 AI 반도체 업계 큰 손인 엔비디아의 선택을 받은 SK하이닉스가 50% 이상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고 삼성전자는 2위를 차지하며 양강 구도를 형성 중이다.
메흐로트라 CEO는 HBM 개발 진행 상황에 대해서도 낙관적으로 말했다. 그는 "HBM3E 제품 승인 테스트를 주요 고객사와 진행 중이며 내년 초에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밝힌 주요 고객사는 엔비디아로 추정된다. 양산을 앞둔 HBM3E 성능은 전작 대비 10~15% 개선됐고 전력 효율은 25% 개선됐다는 게 HBM 측 설명이다.
마이크론의 본격적인 참전으로 내년 메모리 업계는 HBM3E 수주와 생산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선두 SK하이닉스는 지난 8월 HBM3E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 양산을 앞두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핵심 고객사에 HBM 선수금을 지급받을 만큼 탄탄한 신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도 지난 10월 HBM3E '샤인볼트'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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