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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선 노사문제 없어 경영 전념…韓보다 혁신 빨라"

■카허 카젬 前 한국GM 사장

정만기 무협 부회장, 상하이서 면담

"韓 근무땐 노사문제가 업무 대부분

中선 전기차·배터리 공급망 가속도"

현지 韓기업도 "경쟁력 약화" 토로

정만기(오른쪽)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이 23일 카허 카젬 상하이GM 총괄부사장을 만나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무역협회




한국GM 사장을 지낸 카허 카젬 상하이GM(SAIC-GM) 총괄부사장이 “중국에서는 노사 문제가 없어 경영에 전념할 수 있다”며 한국의 노동 유연성 문제를 지적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정만기 부회장이 23일 중국 상하이GM을 방문해 카젬 부사장과 면담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카젬 부사장은 “한국에서 근무할 당시에는 노사 문제 대응이 업무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중국에서는 노사 문제가 없어 경영에 전념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한중의 경영 환경을 비교했다.

카젬 부사장은 “이러한 환경 차이로 인해 중국 자동차 업계의 혁신과 전기차·배터리 공급망 구축 속도가 한국보다 훨씬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글로벌 규범 도입 확대 등 한국의 경쟁력 확보 노력이 더욱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업종과 기한을 제한한 한국의 근로자파견법 등 글로벌 기준에 맞지 않는 고용 규제에 대해서도 “해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카젬 부사장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GM 사장으로 재직했다. 한국GM 대표 중 최장 임기를 보냈지만 2018년 성과급 지급 문제로 노조에 집무실을 점거당하는 등 노사 갈등으로 시련을 겪었다. 올해 1월에는 협력 업체 소속 근로자의 불법 파견 혐의로 인천지법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그는 2022년 6월 퇴임한 후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와 GM이 합작해 설립한 상하이GM 총괄부사장으로 취임했다.

정 부회장은 면담 이후 LS일렉트릭·현대네비스·라인프렌즈 등 상하이 주재 한국 기업 관계자 10명과 현지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기업인들은 한국 기업의 중국 이탈 근본 원인에 대해 “미중 갈등 등 정치적 요인보다 중국의 기술력·경쟁력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우리 기업의 상대적 경쟁력이 약화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기업인은 “한국이 중국 대비 기술에서 앞선 분야는 이제 거의 없다”며 “대부분의 중국 기업인들은 반도체마저 3~5년 내 중국이 한국을 앞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한 기업인은 “중국은 신산업 분야의 규제가 거의 없어 업체의 혁신과 성장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신산업 규제부터 만들어가고 있어 중국 기업에 추월당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국내에 확산하는 반중(反中) 감정의 확산으로 중국 현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불만도 나왔다.

정 부회장은 “중국은 우리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우리 기업의 중국 경영을 지속적으로 유지·확대해 나가기 위해 국내 규제 개혁을 통한 기업의 혁신·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학회와 공동으로 우리 기업의 창의성과 혁신 역량을 저해하는 국제 기준과 다른 국내 입법 규제를 발굴해 정부와 국회에 해당 규제의 철폐를 적극 건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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