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내년부터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로부터 전력을 장기간 고정가격에 사들이는 방안을 본격 추진한다. 연료비 상승으로 전력구매비용이 꾸준히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고정가격을 시장가격보다 낮게 설정해 구매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심각한 경영난에서도 전기요금 인상이 쉽지 않자 전력구입비용이라도 낮추기 위한 고육책을 꺼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서울경제신문이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받은 ‘중장기(2024~2028년) 경영 목표’에 따르면 한전은 내년 LNG발전 차액계약제도 연구 용역을 마무리한 뒤 제도 도입을 위한 규정 정비에 나선다. 이를 바탕으로 2025년에는 시범 사업을 하고 2026년에는 정식으로 제도를 도입한다. 한전은 이미 발전 업계를 대상으로 제도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전이 추진 중인 차액계약제도는 한전이 발전사업자로부터 정해진 가격(기준가격)으로 장기간 전력을 구매하는 제도다. 그간 한전은 LNG발전사로부터 현물가격으로 전력을 사들여 소비자에게 싸게 제공하다 보니 심각한 역마진에 시달려왔다. 하지만 이를 도입하게 되면 시장가격이 고정가격보다 높을 경우 추후 한전이 발전사에 그 차액을 지급하고 반대일 때는 발전사가 한전에 그 차액을 보전해준다. 이를 통해 수 조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한전은 기준가격·계약기간 등은 발전사와의 협의로 정해진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개편이 기준가격을 정부가 정해 한층 강제성이 높은 ‘정부승인 차액계약제도’를 위한 포석일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이에 한전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민간 발전사의 이익이 침해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적지 않다. 홍정민 의원은 “현행 전력도매가격 시스템의 불합리한 부분을 해소해 도매가격을 안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가격이 고정가격보다 높으면) 한전이 추후 발전사에 차액을 보전해줘야 하지만 보통 시장가격이 높으면 LNG발전량 자체가 줄어 보전 부담이 크지 않은 점도 한전에는 긍정적”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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