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약물접합체(ADC) 시장은 2029년까지 약 4배 규모로 급성장이 예상됩니다. 독성은 줄이고 더 강력한 효과를 내는 ADC 개발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어 암으로 인한 사망이 크게 줄어들지 모릅니다.”
정두영(사진) 피노바이오 대표가 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2회 서경 바이오메디컬포럼에서 ‘항체약물접합체의 시대…K바이오, 글로벌 공략 ‘키’ 될까’라는 주제 강연에 나서 이같이 밝혔다. ADC는 암세포만 골라서 파괴하도록 고안된 항암제다. 항체와 약물, 이를 연결하는 접합체로 구성된다. 기존 화학 항암제는 혈관을 타고 흐르면서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 세포까지 파괴해 부작용이 심한 반면 ADC는 암세포를 찾아 결합하는 항체(미사일)에 독성 약물(폭탄)을 선택적으로 전달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현재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ADC 개발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어 시장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 업체 글로벌데이터는 ADC 시장이 지난해 약 12조 원 규모에서 2029년 47조 5000억 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추산했다. 정 대표는 “ADC와 면역 항암제를 병용 투여하면 탁월한 효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며 “ADC 붐은 일회성이 아니라 5~10년은 지속할 항암제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ADC 개발 트렌드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새로운 약물(페이로드)이다. 정 대표는 “단독으로 사람에게 사용해도 안전한 캠토테신 계열 페이로드를 잘 디자인해 ADC형 페이로드로 만들면 약효를 약 10배로 높일 수 있다”며 “많은 회사들이 안전하고도 강력한 캠토테신 계열의 페이로드를 개발해 차별화된 ADC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노바이오는 페이로드와 접합체(링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항암 효과를 강화하면서도 항암제 내성을 높이는 단백질 발현을 억제해 효능이 오래 지속하도록 하는 것이 피노바이오가 개발 중인 페이로드의 특징이다. 피노바이오의 링커는 정상 조직 흡수를 낮춰 독성 문제를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이외에도 △이중 항체 △분해제(degrader) 결합 △병용 투여 △진단 기법 개선 등을 최근 ADC 개발의 트렌드로 꼽았다. 정 대표는 “항암 치료의 기본 패러다임은 여러 약물로 암세포를 공격하는 것인 만큼 2개 이상의 약물을 사용하는 이중 항체가 ADC의 주류로 부각될 것”이라며 “최근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면역 항암제 ‘키트루다’와 ADC ‘파드셉’ 병용이 각광받은 것처럼 다양한 약물을 병용해 더 오래가고 강력한 항암 효과를 내는 방향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대표는 이어 “새로운 약물과 병용 투여, 진단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성을 가진 ADC 개발이 이뤄지면 아스트라제네카가 공언한 대로 전 세계 주요 사망 원인에서 암을 제거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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