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12일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도입으로 한국 기업들의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손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열린 EU 대사단 초청 경총 회장단 간담회에서 “EU가 추진하고 있는 CBAM과 공급망실사지침(CSDDD) 등 일련의 입법들이 우리 기업들에 급격한 부담을 초래하고 있다”며 “오랜 시간 쌓아온 경제협력 관계의 악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올해 한국과 EU 수교 60주년을 맞아 경총에서 마련했다. EU 측에서는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스 주한EU 대사를 비롯해 EU 23개국 대사단이 참석했다. 경총에서는 손 회장을 비롯해 문홍성 두산 사장, 이성수 한화 사장, 정상빈 현대차 부사장 등 회장단사 대표들과 임원들이 참석했다.
손 회장이 우려한 CBAM은 이달 1일부터 기업들이 EU에 시멘트·전기·철강 등 6대 품목을 수출할 때 탄소 배출량을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한 제도다. ‘공급망 실사법’으로 불리는 CSDDD는 기업 경영 활동이 인권 및 환경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기업 스스로 식별·예방하고 정보 공개 의무를 부과한 제도다. EU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 기업들에는 모두 부담 요인이다.
이에 대해 손 회장은 “2021년 4월 경총은 ‘ESG 경영위원회’를 설립해 기업들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도입과 확산을 지원하고 있다”며 한국 경영계의 노력을 설명하고 기업들의 현실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줄 것을 EU 측에 요청했다. 아울러 손 회장은 “한국 정부는 산업 현장 법치주의를 확립하고 노동시장 체질 개선을 위해 노동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국가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세대를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2030 부산엑스포에 대한 EU 대사들의 관심과 지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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