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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연금과 ETF가 만날 때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이 100조 원을 돌파했다. ETF는 2018년말 41조 원에 그쳤는데 4년 6개월 만에 104조원으로 2.5배나 늘어났다. 이 같은 성장에는 ETF 투자에 개인들의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의 ETF 잔액이 같은 기간 4조 7000억 원에서 24조 5000억 원으로 5배나 성장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개인들의 ETF에 투자한 자금 중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적립금이 상당 부분 포함돼 있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연금과 ETF의 만남은 쌍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먼저 퇴직연금과 연금저축 가입자가 적립금을 ETF에 투자하는 경우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증시가 급등하면서 연금 자산을 ETF 거래를 할 수 있는 증권사로 옮기는 이들이 많아졌다. 그러자 시중은행과 일부 보험사도 ETF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은행과 보험사에서는 실시간 거래를 할 수 없다.

ETF 투자자가 연금저축펀드와 개인형퇴직연금(IRP) 등 연금 계좌를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연금계좌에서 ETF 거래를 하면 절세에 도움이 된다. 일반 계좌에서 ETF를 거래할 때 과세되는 상황은 국내 주식형 ETF와 기타 ETF로 분리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 기타 ETF란 해외주식과 선물, 채권, 원자재 등을 담은 ETF를 말한다.



ETF 투자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분배금과 매매 차익이 있는데 국내주식형 ETF 투자자는 분배금을 수령할 때 배당소득세(세율 15.4%)를 납부한다. 하지만 ETF 매매 차익에는 배당소득세를 과세하지 않는다. 반면 기타 ETF에서는 분배금과 매매 차익이 발생하면 모두 배당소득세를 부과한다. 따라서 매매 차익이 크면 세부담도 늘어나고,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해당할 가능성도 커진다.

그러나 연금계좌에서는 분배금과 매매 차익을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 투자 원금보다 늘어난 금액을 운용 수익으로 보고 여기에 세금을 부과한다. 연금계좌 적립금을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하면 낮은 세율(3.3~5.5%)의 연금 소득세가 부과된다. 연금 소득이 연간 1200만 원이 넘으면 해당 연금소득을 전부 다른 소득과 합산해 과세한다. 하지만 이때도 가입자가 희망하면 16.5%의 단일 세율로 과세를 종결할 수 있다.

절세 측면에서 보면, 국내주식형 ETF보다는 기타 ETF를 연금계좌에서 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국내 주식형 ETF는 일반계좌에서 투자해도 매매 차익은 과세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타 ETF는 분배금과 매매 차익이 모두 과세 대상이어서 일반 계좌보다 연금 계좌에서 투자하는 것이 낫다. 다만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해야 절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올 상반기에 국내 증시에 신규 상장된 ETF가 69개인데 이중 해외 ETF가 38개, 국내 채권형 ETF가 18개다. 분배금과 매매 차익에 모두 과세하는 ETF가 증가하고 있어 절세 수단으로 연금계좌의 가치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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