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비용으로 챗GPT에 맞먹는 성능을 구현하며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던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1년 만에 시장에서 존재감을 잃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첨단 반도체 확보에 난항을 겪으며 차세대 모델 출시를 차일피일 미루는 사이 미국 기업들이 기술 격차를 빠르게 벌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6일(현지 시간) CNBC는 “지난해 1월 등장 이후 딥시크가 일곱 차례 모델 업데이트를 발표했지만 초기 ‘R1’ 공개 당시와 같은 충격을 주지는 못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저장대 출신 공학도 량원펑이 설립한 딥시크는 지난해 1월 엔비디아의 구형 칩을 활용해 경쟁사 대비 10분의 1 수준의 비용으로 고성능 AI 모델 R1을 출시했다. 딥시크는 지난해 5월 출시를 목표로 차세대 모델 R2 개발에 곧바로 착수하며 승승장구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미국의 반도체 제재와 중국 당국의 국산 칩 사용 권고 속에 화웨이 AI 칩을 기반으로 개발을 진행하면서 난관에 부딪힌 것으로 전해진다. 화웨이 칩은 속도와 안정성, 소프트웨어 생태계 등 여러 측면에서 엔비디아 대비 열세라는 평가를 받는다. 딥시크 역시 이달 초 공개한 자료에서 구글의 ‘제미나이 3’ 등 글로벌 프런티어급 모델과 비교해 컴퓨팅 자원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반면 미국 AI 기업들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10월 전 세계 최초로 시가총액 5조 달러를 돌파한 기업이 됐고 브로드컴은 지난 1년간 주가가 49% 급등했다. ASML 역시 36% 올랐다. “딥시크의 저비용 고효율 모델 등장으로 AI 인프라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투자는 오히려 사상 최대 규모로 확대되고 있다”고 CNBC는 짚었다.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잇단 고성능 모델 공개도 미국의 AI 주도권이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픈AI는 지난해 8월 GPT-5를 공개했고 앤스로픽과 구글은 11월에 각각 클로드 오퍼스 4.5와 제미나이 3을 선보였다. 특히 제미나이 3은 추론 능력과 처리 속도, 이미지와 비디오 성능 전반에서 시장의 극찬을 이끌어냈다.
다만 여전히 반전 가능성은 남아 있다. 딥시크는 새해 전날 량원펑이 공동 저자로 참여한 논문을 공개하며 AI 모델을 보다 효율적으로 개발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딥시크는 과거에도 주요 모델 출시 전에 관련 논문을 먼저 공개해온 만큼 업계에서는 R2 출시가 임박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딥시크 쇼크가 한번 더 발생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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