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에서 야당이 30%대의 지지율을 꾸준히 유지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21대 총선만큼은 아니더라도 원내 1당은 가능할 것입니다.”(한 친명계 재선 의원)
“무속·처가 논란에 이태원 참사 책임까지 지고 있는 윤석열 정부를 상대로 30%대 지지율에 그친다는 것은 국민의 심판을 받고 있다는 뜻입니다.”(한 비명계 초선 의원)
30%대 박스권에 머무는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도를 보는 당내 의원들의 시각차다. 정치는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최선의 대안을 찾는 것이라고 하지만 최근 민주당 지도부의 모습은 마치 ‘위기불감증’에 빠진 모양새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30일 기자 간담회에서 최근 20%대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데 대해 “정국 이슈에 따라 약간의 진폭이 있으나 (국민의힘보다 앞선 상태에서) 비교적 어느 정도의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한다”며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특히 총선 최대 승부처라 할 수 있는 서울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의 불안감은 더욱 남다르다. 한 초선 의원은 “지도부가 안정적인 지역구를 갖고 있어서인지 위기감을 못 느끼는 것 같다”며 “서울은 지금 ‘이머전시 플랜(비상 계획)’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팬덤의 시각에 갇혀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민주당은 이달 초 당원 커뮤니티 ‘블루웨이브’를 개설했지만 제2의 ‘재명이네 마을’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강성 팬덤의 목소리에 다양한 당원들의 의견이 묻히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중도층 내에도 진보·보수 성향이 있다. 이들 중 누구를 더 투표장으로 오게 하느냐가 선거 승패를 가르는 법”이라며 “강성 지지층만 남은 당의 모습을 보고 어떤 중도층이 민주당에 투표하고 싶겠느냐”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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