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271560)그룹이 총 1조 원의 자금 여력을 바탕으로 바이오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한 데 이어 최근 1세대 바이오 기업인 코스닥 상장사 알테오젠(196170)의 경영권 인수를 시도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비록 인수 작업은 불발로 끝났지만 그룹 주력인 제과 사업을 넘어 새로운 먹거리로 바이오 사업을 키우겠다는 오리온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오리온그룹은 중국 네트워크를 활용해 우선 바이오 플랫폼 기업으로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향후 신약 개발까지 나선다는 계획이다.
'알테오젠' 경영권 인수 시도
서명 직전 단계서 무산됐지만
바이오 강화 의지…새 대상 물색
서명 직전 단계서 무산됐지만
바이오 강화 의지…새 대상 물색
25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오리온은 바이오 사업 확장을 위해 최근 알테오젠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했다. 오리온은 이를 위해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 등 지분 20% 이상을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약 7000억 원에 확보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 같던 인수 작업은 마지막 단계에서 제동이 걸렸고 결국 무산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양측이 서명 직전까지 갔으나 박 대표가 최종 단계에서 돌연 거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알테오젠 측이 다른 곳으로부터 더 좋은 조건을 제안받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알테오젠은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꿔주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원천기술(ALT-B4)’ 특허를 세계 두 번째로 보유한 기업이다. 정맥주사를 피하주사로 바꿔주는 만큼 환자의 투약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오리온 외에도 국내외 다수의 바이오 기업들이 알테오젠의 원천 기술에 많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테오젠의 ALT-B4는 2019년 1조 6000억 원, 2020년에는 총 4조 7000억 원 규모로 기술이전됐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바이오 의약품을 피부로 넣는 기술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며 “바이오 시밀러를 개발하는 업체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알테오젠 인수 실패는 오리온이 바이오 사업에 그만큼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도 오리온은 바이오 플랫폼을 강화하기 위해 알테오젠 인수를 추진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오리온은 중국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플랫폼 사업을 통해 초기 바이오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합성 의약품, 바이오 의약품, 신약 개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中 사업 기반으로 영향력 확대
오리온바이오로직스 설립 이어
中에 최첨단 백신생산설비 구축
오리온바이오로직스 설립 이어
中에 최첨단 백신생산설비 구축
오리온은 ‘제과를 넘어 글로벌 식품·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이라는 기치로 바이오를 3대 신사업 중 하나로 정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리온은 현재 9282억 원의 미처분 이익잉여금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러한 자금 여력을 바탕으로 바이오 사업 분야 등의 추가 인수합병(M&A) 기회를 적극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오리온이 제2의 인수 대상 물색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오리온은 지난해 2월 글로벌 백신 기업 큐라티스와 결핵 백신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7월에는 결핵 백신 개발과 관련해 중국 지방정부와 ‘중국 백신 개발 사업 지원·협력 계약’도 체결했다. 중국 내 4만 9600㎡ 규모의 부지를 확보하고 900억 원을 투자해 최첨단 백신 생산 설비를 구축 중이다. 중국 공장은 올해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리온은 또 중국 국영 제약 기업인 산둥루캉의약과 함께 합자법인 산둥루캉하오리요우를 설립하고 국내 유망 바이오 기술을 도입해 중국 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2021년 국내 암 조기 진단 전문 기업 지노믹트리의 대장암 조기 진단 기술 도입을 완료하기도 했다.
한편 오리온홀딩스(001800)는 지난해 12월 난치성 치과 질환 치료제 개발·제조 기업인 하이센스바이오와 의약품·소비재·식품원료 개발과 판매 사업을 하는 자회사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다. 하이센스바이오가 보유한 시린 이, 충치, 치주 질환 등 치과 질환 전문 치료제 기술을 도입하고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 내 상용화를 위한 제품 개발 및 임상 인허가를 추진하고 있다. 향후 구강 청결제, 치약 등 의약외품뿐만 아니라 식품 소재 영역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공동투자 계획에 따라 추가 유상증자 이후 오리온홀딩스의 지분율은 60%로 변경될 예정인데 출자 금액은 향후 증자 진행에 따라 총 99억 원까지 납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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