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 중 삼성전자(005930) 한 곳의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비롯해 상위 5개 기업의 R&D 투자가 전체의 75%에 달하는 등 쏠림 현상이 심각해 산업 전반에 걸친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25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글로벌 R&D 투자 상위 2500개 기업의 국가별 현황(2021년 12월 기준)을 분석한 결과 한국 기업의 R&D 투자 중 삼성전자의 비중은 절반에 가까운 49.1%를 차지했다. 한국의 1위 기업에 대한 투자 집중도는 미국(6.3%), 중국(10.0%), 독일(17.1%), 일본(7.6%), 영국(21.7%), 프랑스(19.8%) 등 주요국에 비해 크게 높았다.
특히 상위 5개 기업(삼성전자, SK하이닉스(000660), LG전자(066570), 현대자동차, LG화학(051910))의 R&D 투자 비중은 전체의 75.5%에 달해 극심한 쏠림 현상을 보였다. 주요국의 ‘탑5’ 기업에 대한 의존도는 미국(23.7%), 중국(22.2%), 일본(26.1%) 등으로 한국과 극심한 대비를 이뤘다.
글로벌 R&D 투자 상위 2500개 기업 중 한국 기업은 53개(2.1%)로, 전체 41개 국가 중 9위였다. 미국 기업이 822개(32.9%)로 가장 많았고 중국 기업이 678개(27.1%)로 뒤를 이었다. 이어 일본(233개), 독일(114개), 영국(95개), 대만(84개), 프랑스(57개) 등 순이었다.
2021년 말 기준 해당 2500개 기업의 R&D 투자액은 2020년 말 대비 16.9% 증가한 약 1조 2032억 달러(약 1546조 원)였다. 금액 기준으로 보면 미국 기업이 40.2%(4837억 달러), 중국 기업이 17.9%(2155억 달러)를 차지했다. 한국은 377억 달러(3.1%)로 6위를 기록했다.
전경련이 R&D 상위 2500개 기업 집계를 처음 시작한 2013년 말과 비교해 2021년 말 한국 기업의 R&D 투자 총액은 218억 달러에서 377억 달러로 약 1.7배 증가했다. 반면 중국 기업은 같은 기간 224억 달러에서 2155억 달러로 9.6배 증가해 차이를 크게 벌렸다. 미국 기업은 2129억 달러에서 4837억 달러로 2.3배 늘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주요국은 R&D 투자 세액공제율을 상향하고 공제 한도를 확대하는 등 투자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있다”며 “산업 전반에 걸친 R&D 투자 활성화와 1위 기업에 대한 쏠림 현상 완화를 위해 정부 차원의 인센티브 확대 정책 등 적극적인 투자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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