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가 변동성의 위험을 감수하며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증시가 중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고 믿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이상의 보상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은행 자료를 기준으로 한국의 경우 1954년 이후 지난해까지 2차 오일쇼크(-1.6%, 1980년), 외환위기(-5.1%, 1998년),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0.7%, 2020년) 등 이벤트가 있었던 경우를 제외하면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난 적이 없다. 과거 오랜 기간 변동성으로 정의되는 리스크에 상응하는 보상(주식 수익률)이 주어지지 않았다면 투자자가 감소해 주식 시장은 이미 소멸했을지도 모른다.
물론 좋은 투자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투자해야 한다. 특히 퇴직연금 가입자와 같은 장기 투자자는 지수를 추종하기보다 액티브한 운용을 통해 초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좋다. 매년 일정 수준의 초과 수익을 내는 액티브 펀드 투자와 시장을 추종하는 패시브 수익률을 비교할 때 장기적 관점에서는 큰 수익률 차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간략하게 대졸 신입 사원의 사례를 보자. 향후 10년간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이 직원의 임금이 매년 3% 상승하며 매월 급여의 25%를 주식에 투자한다고 가정해보자. 이는 매월 국내 증시에 일정액을 10년간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과 같다. 이 직원의 첫해 평균 연봉이 3500만 원이어서 매월 약 73만 원을 투자하다 임금 상승에 맞춰 투자액을 늘려가면 10년간 총투자액은 약 1억 5800만 원이다.
당사에서 1980년 이후 코스피 시장의 환경을 적용해 주요 구간별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액티브 펀드가 패시브 투자보다 10년간 지수 대비 1% 초과 수익을 낼 경우 약 400만 원에서 많게는 약 3000만 원까지 총수익을 더 올렸다. 지수보다 3% 초과이익을 낼 경우에는 약 1400만 원에서 약 9500만 원의 추가 이익을 얻었다. 이처럼 오랜 기간 투자를 할 경우에는 수동적으로 지수를 따르기보다 적극적인 운용 방식이 더 이득이다.
퇴직연금과 같이 장기적으로 투자할 경우 고려해야 할 또 다른 변수는 수익률의 변동성이다. 일부 개별 종목에 집중해서 투자할 경우 수익률이 일시적으로 높게 나타날 수 있지만 통상 적지 않은 손실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높은 변동성은 누적 수익률에 큰 타격을 주기 때문에 우량주에 선별 투자해 변동성을 낮게 유지하며 안정적인 수익률을 꾸준히 내는 펀드를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
최근 챗GPT나 전기차 산업 생태계가 새롭게 형성돼 투자 환경이 급속히 변화하며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여건 속에서 개별 종목에 집중 투자해 안정적으로 초과 수익을 내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과제이다. 하지만 오랜 기간 축적해온 투자 철학과 체계적인 투자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는 전문 운용사의 경우 장기 투자를 통해 초과수익을 창출하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특히 올해와 같이 변동성이 지속되는 환경에서는 재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고배당주와 국공채등 우량 채권에 분산투자하는 혼합형 펀드를 고려해볼 만하다. 채권을 통한 안정적 이자 수익과 고배당, 주가 상승에 따른 자본 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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