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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운용 ETF 일평균 거래액, 미래에셋 제쳤다

'단기통안채 ETF'에 뭉칫돈 몰려

5월 일평균 거래액 5000억 돌파

9개월 만에 점유율 2위로 올라서


최근 단기채 이자가 기준금리(3.50%)를 웃도는 수준까지 오르면서 국내 최대 채권형 상품군을 갖춘 KB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 거래액이 미래에셋자산운용을 9개월 만에 넘어섰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한국은행 창립 제73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은행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운용의 5월 ETF 하루 평균 거래 대금은 4월(3328억 원)보다 1695억 원 늘어난 5023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4월까지 3위였던 KB자산운용의 ETF 거래 대금 순위는 2위로 올라갔고 2위였던 미래에셋운용(4507억 원)은 3위로 주저앉았다. ETF 시장 거래대금 점유율도 KB운용(18.3%)이 미래에셋운용(16.4%)을 역전했다. 4월만 해도 KB운용의 점유율(10.3%)은 미래에셋운용(20.2%)의 절반가량에 불과했다. KB운용이 월간 ETF 거래액으로 미래에셋운용을 제친 건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 만이다.



KB운용의 거래액이 한 달 새 급증한 것은 ‘KBSTAR 단기통안채 ETF’가 흥행한 덕분이다. 이 ETF는 한국은행이 발행한 통화안정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5월 이 ETF의 하루 평균 거래 대금만 4488억 원에 달했다. 전체 ETF 가운데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KB운용 전체 ETF 일평균 거래 대금(5023억 원)의 90% 가까이를 차지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5월 한 달간 기관과 개인은 이 ETF를 각각 1조 944억 원, 7조 8294억 원어치를 매수했다. 이는 9542억 원, 4조 6537억 원을 사들인 4월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KB운용 관계자는 “5월에 단기금리가 소폭 올랐던 만큼 단기 여유 자금을 맡기려는 기관·개인의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BSTAR 단기통안채 ETF에 뭉칫돈이 몰린 건 한국은행이 3% 초반대에 머물던 단기금리를 기준금리보다 높은 수준까지 끌어올린 효과로 풀이된다. 단기금리는 통상 만기가 1년 미만인 채권의 이자를 뜻한다. 한국은행은 이창용 총재가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단기금리 하락이 과도하다”고 지적하자 지난달 14조 원어치의 통안채를 발행했다. 전달보다 늘어난 3조 원어치가 모두 단기물로 분류되는 통안채 91일물이었다. 4월 14일 3.228%에 머물렀던 통안채 91일물 금리는 이 영향으로 전날 3.504%까지 올라 기준금리까지 상회했다. 금정섭 KB자산운용 ETF마케팅본부장은 “현재 단기채 금리는 중기채와도 차이가 크지 않을 정도로 높다”며 “특히 단기 통안채는 만기가 3~4개월에 불과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증시 불안으로 채권 수요 자체가 늘어난 점도 KB운용 ETF 점유율 증가에 힘을 실은 부분으로 지목됐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까닭이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초단기채권 펀드의 설정액은 이달 9일 기준 6조 2861억 원으로 3개월간 6086억 원 늘었다. 지난 한 달간 순자산 총액이 늘어난 상위 20개 ETF 증가액(2조 1330억 원)에서 단기채·금리형 상품(7911억 원)이 차지하는 비중도 37%에 달했다.

증권가는 단기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당분간 높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KB운용의 ETF 시장점유율 증가세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은 낮게 점쳤다. 한국은행의 이달 통안채 발행량이 10조 5000억 원 수준으로 지난달이나 4월보다 적었던 탓이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KB운용의 ETF 거래량이 지난달 이례적으로 많이 늘었던 측면이 있다”며 “6월부터는 그 수준을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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