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에 맞게 술과 음료를 섞어 마시는 ‘믹솔로지’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프리미엄 얼음인 구(球)형 얼음컵이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녹는 속도가 느려 위스키와 하이볼 등을 얼음과 함께 마실 때 그 맛을 해치지 않을 뿐 아니라 미적으로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 문화까지 맞물리며 편의점에서 관련 상품의 매출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4일 편의점 GS25에 따르면 GS25의 자체 브랜드(PB) ‘유어스’에서 선보인 ‘빅볼웨이브컵(빅볼아이스컵)’의 올 1~5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5.7% 뛰었다. 2021년 전년 대비 36.1%, 2022년 61.0% 증가한 데 이어 성장세가 더 가팔라졌다.
빅볼아이스컵은 투명 용기에 지름 7㎝, 야구공 크기의 동그란 얼음 한 개가 담긴 제품이다. 빅볼은 주로 호텔이나 고급 바에서 사용하는 프리미엄 얼음인데, GS25가 지난 2020년 업계 최초로 이를 상품화했다.
큰 얼음은 녹는 속도가 느려 술 맛을 지킨다. 빅볼아이스컵은 23℃의 상온에서 완전히 녹는 데까지 일반 얼음컵보다 70분이 더 걸린다. 이 덕에 위스키나 하이볼 등 진하게 즐기는 음료를 오랜 시간 차갑게 유지해준다.
‘프리미엄’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만큼 제조 공정도 까다롭다. 빅볼아이스컵에 들어가는 얼음은 미세 정수 필터로 거른 생수를 영하 10℃에서 하루 이상 천천히 얼려 만든다. 영하 18℃ 이하에서 3~4시간 급속히 얼리는 일반 얼음보다 더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 기포를 없애 높은 투명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을 거치면 직육면체의 대형 얼음 틀이 생산된다. 해외에서 들여온 조각 기계는 이 틀을 구형으로 5분간 깎아 한 번에 여섯 개의 구체 얼음을 만들어낸다.
GS25는 프리미엄 얼음을 앞세워 올여름 새로운 유행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5월에는 토닉워터향얼음컵과 유자얼음컵 2종을 추가로 내놓기도 했다. 정구민 GS25 음용기획팀 매니저는 “이종 상품 간 연관된 수요를 데이터로 확인하다 보면 새로운 트렌드가 읽히곤 한다”며 “얼음 상품 하나에도 더욱 세밀한 기획과 분석이 요구되는 시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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