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속 경제적으로 어려운 대학생들을 위해 ‘천 원의 아침밥’을 시행하는 대학이 확대되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캠퍼스 밖에 있는 또래 청년들과의 형평성 문제와 함께 재정이 열악한 대학들의 부담도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종로학원과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고교졸업생 44만 5815명의 26.67%인 11만8829명은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 대신 사회진출을 선택한 직장인 이 모(23)씨는 “요즘 한 끼 식사만 해도 1만 원은 기본인데 대학을 다닌다는 이유로 누구는 1000원에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니 솔직히 부럽다"고 말했다.
학생 수 감소와 오랜 기간 등록금 동결 등으로 재정적 여유가 없는 대학의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예를 들어 5000원짜리 아침밥의 지불 형식을 보면 학생이 1000원, 정부가 1000원, 대학이 3000원을 부담하는 구조인 만큼 학교가 받는 재정적 압박도 커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가 상인들도 직간접적인 피해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도권의 한 대학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남 모씨는 “식자재 가격이 크게 올라 음식값을 올릴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며 “원가보다 낮은 1000원에 식사를 주면 학생들의 발길이 끊길 수밖에 없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천 원의 아침밥은 일부 대학이 정부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학내 식당에서 재학생을 대상으로 1000원에 아침밥을 제공하는 복지사업이다. 정부는 당초 사업대상을 지난해 28개 대학 48만 6000여명을 정했다가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자 올해 41개 대학 68만 4000여명으로 늘렸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천 원의 아침밥이 청년 표심을 위한 대표 사업으로 부각된 후 당정은 150만 명으로 지원대상을 확대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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