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인도네시아·싱가포르 등 국내 금융사들의 주요 진출국에 대한 금융 당국 간 협력 강화 및 지원을 약속했다. 해외 사무소가 없는 국가라도 국내 금융사들이 다수 진출해 있고 수요가 크다면 직원 파견 등 현지 감독 당국과의 인적 교류를 통해 진출 애로 사항을 해소할 계획이다.
이 원장은 25일 서울 중구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24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에서 “최근 건전성과 관련해 시장 대응을 하면서 주요국의 현지 정보를 취합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부담은 줄이면서 실질적인 의사소통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는 주재원, 직원 교류 등 탄력적인 조직 운영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형태이든 간에 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에서는 그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금감원은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일본 도쿄, 베트남 하노이, 중국 베이징 등 총 6개국에 해외 사무소를 두고 있다. 당초 해외 사무소는 7곳이었으나 2017년 “예산이 낭비되고 조직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된다”는 감사원 지적에 홍콩 사무소가 폐쇄되면서 6개로 줄었다. 싱가포르 사무소 설치 계획도 백지화됐다. 이 원장도 “싱가포르·홍콩 사무소 설치 등은 조직 비대화 문제 등이 있을 수 있어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도네시아·싱가포르·홍콩 등 해외 사무소가 없는 국가에도 국내 금융사들이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는 만큼 금감원은 인적 교류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 원장은 “일부 국가에서는 상품·라이선스 심사가 현지 금융 당국에서 어느 단계까지 이뤄졌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금융사들이 피해를 보거나 오판을 하는 경우도 많다”며 “이와 관련해 국내 금융 당국이 해당 국가와 관계를 수립하고 정례적인 소통을 한다면 민간 금융회사에도 정보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원장은 지난달 20일 서울에서 마헨드라 시레가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 청장과 면담을 갖고 올해 상반기 중 ‘상호 파견 근무 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협약 체결 이후 하반기부터 OJK에 직원을 파견해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국내 금융회사들의 인허가 및 감독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원장은 “새로 진출할 국가에서 신뢰를 쌓는 것과 관련해서도 우리 금융 당국이 민간 금융을 잘 챙김으로써 금융사들이 정부를 믿고 진출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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