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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쿨톤? 웜톤? 쿠션 색상이 무려 150가지 [똑똑!스마슈머]

명동 위치한 '라네즈 비스포크 네오' 가보니

방문객 피부톤 맞춰 150가지 색상 쿠션 제작

색상 스펙트럼 넓어 외국인 방문도 줄 이어

테스트 후 로봇이 제품제작…'위생적' 반응도

로봇 팔이 춤을 추며 기다리는 즐거움을 더한다./사진=황동건 기자




비스포크(Bespoke)는 영어 ‘Been spoken for’에서 유래했다는 견해가 정설이다. 고객이 ‘말하는 대로’ 제작해 준다는 의미로, 최근 맞춤 정장 뿐 아니라 가전에 이어 화장품 분야로도 확장됐다.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라네즈 비스포크 네오’도 2주치 네이버 사전예약이 열리면 이틀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명동 거리가 활기를 찾으면서 6일 라네즈 쇼룸에도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사진=황동건 기자


지난 6일 방문한 명동 라네즈 쇼룸은 궂은 날씨에도 손님들로 북적였다. 엔데믹과 함께 내국인 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도 다시 명동을 찾기 시작한 덕분이다. 이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비스포크 네오’도 이색 체험으로 자리잡았다.

매장 3층 벽 뒷면에 화장품을 제조하는 로봇이 설치돼 있다./사진=황동건 기자


비스포크 네오는 기존의 쿠션·파운데이션보다 세분화된 맞춤형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뷰티 쇼룸이다. 3호부터 40호까지 30가지 밝기 레벨이 5가지 톤으로 세분화된 점이 특징이다. 총 150가지의 컬러를 보유해 여러 인종의 소비자가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찾아 사용할 수 있다. 보통 2~5가지 색상으로 나눠진 시중 제품보다 훨씬 촘촘하다. 이 때문에 그간 한국산 쿠션 제품을 쓰고 싶었지만 자신의 피부톤에 맞는 색상을 찾지 못했던 외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명동에 오면 꼭 경험해야 하는 이색 체험 매장으로도 입소문이 나고 있다. 미국·유럽·동남아 등지의 방문객이 많아지면서 이날도 전보다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낮아진 모습이었다.

조제관리사와 함께 자신의 피부톤을 확인할 수 있다./사진=황동건 기자


전문가 도움에 남성도 피부톤 쉽게 확인


3층으로 올라가 피부 측정을 시작했다. 먼저 나이대와 성별, 피부 고민을 골랐다. 카이스트와 함께 개발된 측정 프로그램의 진행은 관련 자격을 가진 조제관리사가 옆에서 돕는다. 그는 “코로나 이후 마스크를 오래 착용하면서 대부분 고객은 부위별로 컬러나 톤이 달라진 상태”라고 말했다. 세안 후 밝은 볼 부분과 어두운 턱 부분을 태블릿으로 촬영했다. 그렇게 나온 결과는 22.5N1과 26W1. 약간 어두우면서 살짝 노란 빛이 도는 피부에 가깝다. 단순히 웜톤 혹은 쿨톤으로만 나눠져 있는 게 아니었다. 정도에 따라 톤 선택의 폭도 5단계(C2, C1, N1, W1, W2)로 확장됐다.



자신의 피부 색상을 파악하고 나면 화장품으로 보정할 색상을 찾아나간다. 조제관리사의 도움 덕에 자기 피부 상태를 모르는 남성들도 걱정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두 가지 색상을 가져와 얼굴에 발라 준다. 생각보다 촉촉한 제형이다. 바른 티가 안 났으면 한다고 말했더니 이런저런 조언을 해준다. "남자 분이라 내추럴한 느낌이 좋긴 한데 그렇다고 피부 톤을 어둡게 만들면 안될 것 같아요."

선택이 끝나면 곧바로 제조가 시작된다. 뒤편에서 별도 공정이 진행중일 때도 로봇 팔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어깨를 들썩거리며 춤을 춰 고객에게는 재미를 준다. 완성된 제품은 매장 직원이 뚜껑을 닫고 포장해 마무리한다. 패키지에는 이름이나 별명을 프린트해 부착한다. 맞춤형 제품임을 증명하는 셈이다.

이름이나 별명을 프린트해 제품 하단 라벨에 부착할 수 있다./사진=황동건 기자


30분 만에 테스트→제조→포장


여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30분. 제조와 포장 과정을 지켜볼 수 있어 '갓 나온 신선한 화장품'이라는 느낌을 줬다. 옆에서 지켜보던 조제관리사가 한 마디 더 붙인다. "로봇이 없었을 때는 모든 과정을 사람이 직접 했어요. 로봇이 만드는 지금이 더 위생적이라는 말도 들어요."

이렇게 매장에서 한 번 측정을 거친 뒤에는 온라인으로 같은 제품을 간편하게 주문할 수도 있다. 2020년 맞춤형 화장품 판매업 제도가 신고제로 도입되면서 관련 가이드라인에 따라 고객 주문을 받으면 매장에서 직접 조제해 배송한다. 매장을 운영하는 아모레퍼시픽 입장에서도 쇼룸은 유용하다. 고객과 함께 호흡하면서 제품에 대한 고객 반응을 살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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