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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기업 디지털 전환 수준, 유럽·미국보다 1.5단계 뒤쳐져

무협, 국내외 기업 디지털 전환 분석

국내 기업들 전환 초기 단계에 몰려

43.9% "전환 시작했지만 진행 더뎌"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이 9일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제2회 글로벌 통상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무역협회




한국 기업의 디지털 전환(DX) 수준이 유럽·미국 기업과 비교해 1~1.5단계 뒤쳐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30일 국내(515개 사)·해외(123개 사)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디지털 전환 실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한 ‘국내외 기업 디지털 전환 대응 역량 비교·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은 해외 기업에 비해 디지털 전환 수준이 한 단계 이상 뒤쳐졌다. 디지털 전환을 총 다섯 단계(준비 중·도입 시작·적용 중·정착·활발히 진행)로 나눴을 때 해외 기업은 정착(36.6%), 적용 중(27.6%), 활발히 진행 중(23.6%) 등 순으로 답변이 많았다.

반면 국내 기업은 마지막 단계인 ‘디지털 전환을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답한 곳이 3.5%에 불과했다. 적용 중(39.8%), 도입 시작(26.0%), 준비 중(22.9%) 등 초기 3단계에 대부분이 몰려 있었다.



특히 중소·중견기업과 대기업 간의 진행 격차는 1.5~2단계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 43.9%는 “디지털 전환을 시작은 했지만 진행이 더디다”고 응답했다. 디지털 전환은 막대한 자본과 시간이 투입돼 이를 감당할 수 있는 대기업 위주로 성공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무협은 “여력이 부족한 국내 중견·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정부의 정책 지원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전환의 수출 기여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이라는 답변이 나왔다. 대기업의 70.6%, 중기업의 61.9%, 소기업의 75.1%가 ‘디지털 전환이 수출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다만 중견기업의 경우 긍정 답변 비율이 54.2%에 그쳐 대기업·중소기업 대비 미흡한 반응을 보였다. 무협은 다수 중견기업이 B2B(기업 간 거래) 중심의 제조업에 기반하고 있어 서비스업 대비 디지털 전환 요구가 낮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디지털 전환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자금 부족’(60.0%)를 꼽았다. 또 디지털 관련 해결이 시급한 사항으로는 ‘전반적인 법·제도적 정비’(46.2%)를 언급했다.

무협은 “전담부서와 인력이 있는 경우 신성장동력·원천기술 분야의 세액공제를 연간 최대 40%까지 해주고 있지만 스타트업은 한정된 인력으로 전담부서가 없고 여러 연구를 병행하여 인력이 부족하다”며 “정부는 전담부서 요건 등을 완화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만기 무협 부회장은 “디지털전환 관련 혁신 성공 사례를 적극 발굴해 중견·중소기업에게 확산하는 한편 우리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실태에 대한 모니터링과 컨설팅 등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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