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의 야심작 ‘트랙스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가 국내 시장에 첫선을 보였다. GM이 국내에서 신차를 생산해 판매하는 것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차량인 ‘트레일블레이저’ 이후 이번이 3년 만이다.
22일 GM 한국사업장이 공개한 트랙스 CUV는 세단과 SUV의 장점을 결합한 크로스오버 차량이다. 차체 길이(전장)는 4540㎜로 현대차 투싼보다 짧고 코나보다 길지만 높이(전고)는 1560㎜로 세단에 가깝게 낮다. 주로 준중형 세단·SUV와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파워트레인으로는 GM의 기술을 집약한 1.2ℓ E-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 출력 139마력, 최대 토크 22.4㎏·m의 힘을 발휘하며 12.7㎞/ℓ의 복합 연비를 구현했다. 특히 시작 가격을 2052만 원으로 책정하며 동급 모델 대비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 아반떼 기본 트림(1960만 원) 가격에 90만 원만 보태면 트랙스 CUV를 구매할 수 있다.
트랙스 CUV는 GM 한국사업장의 정상화를 좌우할 핵심 차종이다. 창원공장이 글로벌 시장에 판매될 모든 물량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앞서 GM은 트랙스 CUV를 생산하기 위해 9000억 원을 투자해 스파크와 다마스 등 경차를 생산하던 창원공장을 최신 시설로 개조했다. 이를 통해 시간당 60대, 연 최대 28만 대 규모의 생산 역량을 확보했다.
북미 등 주요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이미 수출 물량 6000여 대가 선적돼 북미로 떠났다. 메리 배라 GM 회장이 “직접 경험한 트랙스 CUV는 운전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차량”이라며 “미국 시장에서 엄청난 수요와 고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는 별도 메시지를 낼 정도다.
GM 한국사업장은 올해 트랙스 CUV와 트레일블레이저를 각각 25만 대씩 만들어 연간 50만 대의 생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해보다 2배 많은 생산량이다. 계획대로 생산이 이뤄지면 GM 한국사업장의 수출 실적도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트레일블레이저는 북미 시장의 견고한 수요에 힘입어 올해 1~2월 3만 3000대 넘게 선적되며 국내 수출 1위 차종에 올랐다.
9년 만의 흑자 전환도 노려볼 만하다. GM 한국사업장은 2014년부터 8년 연속 적자를 이어오며 어려움을 겪었다. 2018년에는 군산공장을 폐쇄하는 구조 조정도 단행했다. 로베르토 렘펠 GM 한국사업장 사장은 “미국에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국내 공장 생산량도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트랙스 CUV는 향후 국내 생산 비중이 가장 높은 모델이 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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