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3조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에 나서는 삼성물산이 129만여 주를 처음 소각하기로 주주총회에서 의결했다. 주총에서는 부진한 주가와 배당금 규모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성토도 이어졌다.
삼성물산은 17일 오전 서울 강동구 상일동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에서 제59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자사주 소각 안건 등을 의결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소각을 결정한 자사주는 보통주 129만 5411주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500억 원 규모다. 이날 소각한 자사주는 과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반대했던 주주(일성신약)의 지분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취득한 것이다.
이를 비롯해 삼성물산은 자사주로 보통주 2471만 8099주(13.2%), 우선주 15만 9835주(9.8%)를 보유하고 있다. 총 3조 원 규모로 향후 5년간 분할 소각할 계획이다. 각 해의 소각하는 규모와 시기는 매년 이사회에서 별도로 정하기로 했다.
고정석 삼성물산 사장은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합해 시가총액의 연 평균 5% 수준의 환원 효과가 기대된다”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자사주 소각은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보다 더 강력한 주주 환원책으로 평가된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시장에 유통되는 발행 주식 수가 줄어 주당순이익(EPS)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소액 주주들은 주가 부진, 배당금 규모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 한 주주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이후 주가가 반토막 가까운 수준이 됐다”며 “배당 규모도 예상보다 적다”고 따져 물었다. 이에 고 사장은 “합병 이후 글로벌 유가 급등,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경영 환경이 악화돼 전 사업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며 “주주 여러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에 대해 양해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배당 정책에 대해서는 “관계사 배당 수익의 60~70%를 환원하는 배당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상장 계획에 대해서는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형준 삼성바이오에피스 부사장은 상장 여부에 대한 질문에 “몇 년 전 해외 상장을 추진하다가 지금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상장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진동영 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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