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이어진 금리인상으로 고금리 대출로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의 이자부담 완화를 위해 8000억 원을 투입해 지원한다. 중소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을 줄여 사업 지속성은 물론 경쟁력 강화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최대 4500개 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20일부터 총 7970억 원 규모의 ‘중소기업 이차보전 사업’ 접수를 시작한다고 16일 밝혔다. 이차보전 사업은 시중은행 대출을 이용하는 중소기업의 이자 일부를 정부가 보전해 중소기업의 금융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사업이다. 중기부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이차보전 사업을 실시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시중은행 대출이자에서 2~3%포인트를 정부가 보전해 주는 것이 핵심이다. 5%에서 높게는 7~10% 이상의 고금리 대출 이자를 내야했던 중소기업들에게 정부가 은행 대출금리의 2~3%포인트 만큼의 이자 비용을 직접 지원한다. 기업당 연간 5억 원 이내(3년 간 10억 원 이내)의 운전자금에 대해 3년 거치 만기일시상환 조건이다. 혁신성장·그린·뿌리산업·지역특화산업 등 중소기업 정책자금 중점 지원 분야의 기업에는 3%포인트, 그 외 기업은 2%포인트를 적용한다. 이차보전율이 대출금리보다 크거나 같으면 이차보전율을 대출금리 수준으로 조정한다. 지원대상은 ‘중소기업기본법’ 제2조에 따른 중소기업 중 최근 3년 내 시설을 도입한 업력 7년 이상, 스마트공장 도입, 그린기술 영위, 수출실적 10만 달러 이상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이다. 휴·폐업, 세금 체납, 우량기업 등 중소기업 정책자금 융자제한기업은 지원에서 제외된다.
지원을 받고 싶은 기업은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신한은행 등 중진공이 협약을 맺은 13개 은행과 상담 후 중진공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중진공은 자금신청·접수 및 기업평가 등을 거쳐 이차보전 대상 기업을 최종 결정한다. 중기부 관계자는 “중진공의 운전자금 관련 다른 사업을 보면 기업당 평균 1억5000만 원에서 2억 원의 대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 사업금액을 고려하면 4000개에서 최대 4500개의 중소기업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며 “평균 5% 이상의 고금리 시기에 이번 사업을 통해 유망 중소기업들의 자금 숨통이 트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중소기업들은 고부채·고금리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대출잔액은 2020년 12월 805조 원에서 2022년 12월 953조 원으로 18.5%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금리 역시 같은 기간 2.9%에서 5.8%로 2.9%포인트 급등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5.67%로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5% 이상 고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빚으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해 온 중소기업계는 은행의 급격한 대출금리 인상에 따라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올 2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중소기업의 85.7%가 높은 대출금리를 애로사항으로 꼽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중기부는 이밖에도 창업기업을 위한 1000억 원 규모의 대환대출 프로그램도 시행한다. 이를 통해 제2금융권의 7% 이상 고금리 대출을 이용 중인 기술사업성 우수 창업기업에 기업당 1억 원 이내로 대환대출을 지원한다. 대출기간은 2년 거치 3년 분할상황이고 대출금리는 창업기반지원자금에 따라 정책자금 기준금리인 3.2%에서 0.3%포인트 줄어든 2.9%다. 서울과 지방 소재 중소기업은 20~21일, 인천과 경기 소재 중소기업은 22~23일 양일간 신청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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