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요금 부담이 과도하게 늘어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같은 내용의 'PPA 전용 전기요금제' 개선요청 건의서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에 전달했다고 2일 밝혔다.
PPA는 국내 기업이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계약을 맺고 전력을 공급받는 방식을 뜻한다. 이때 PPA로 전력을 받아오는 기업은 일반 '산업용 전기요금' 대신 'PPA 전용 전기요금'을 적용받게 된다. 최근 ESG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재생에너지 공급 비중을 늘려야 하는 기업들이 PPA 계약을 맺고 있다. 산업용 전기요금과 비교해 기본요금과 전기 소비가 적은 시간대에 부과하는 경부하요금이 높고 최대 및 중간 부하 요금은 낮춘 점이 특징이다.
문제는 PPA 요금제를 적용받는 기업의 요금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이다. 가령 1000kWh의 전력을 사용하는 기업이 PPA로 10kWh만 공급 받고 나머지는 한전에서 받아와도 전체 1000kWh에 대해 PPA 요금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상당수 기업들이 요금 상승 압박을 느끼고 있다는 게 대한상의의 설명이다. 상의는 PPA 요금제로 인해 늘어나는 비용을 중견 제조업체는 연간 10억원, 대기업은 60억∼100억원 규모로 추산했다.
또 통상 PPA 계약이 20년 장기계약인 점을 고려하면 최대 2000억원 안팎 손해가 발생해 원가 상승과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상의는 지적했다.
실제 상의가 지난달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참여 기업과 협력사 321개사를 대상으로 PPA 요금제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28.3%가 '심각한 악영향', 41.8%가 '부정적 영향'이 있다고 답했다.
심각한 악영향을 받는다고 응답한 기업의 피해 내용은 PPA 전기요금 적용으로 인한 손해가 86.5%였다. 손해 발생에 따른 대응 방법은 검토 보류(62.2%), 추진 중단(24.3%), 계약 파기(5.4%) 등이었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PPA 요금제를 철회하거나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에 따라 요금제를 적용하는 식으로 기준을 합리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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