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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종료 기대감에… 초단기금리 ETF 정점 찍고 주춤

작년 하락장에 급부상한 금리형 ETF

이달 들어 순자산 수천억 유출 움직임

"금리 안정에 주식으로 다시 '머니무브"


지난해 금리 인상기에 순자산이 수십 배 급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초단기금리 상장지수펀드(ETF)의 성장세에 이달 들어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하락장에 ‘무손실 ETF’로 입소문을 타며 자금을 끌어모았으나 최근 한은이 사실상 긴축 종료를 시사했다는 시각이 힘을 얻자 사람들이 다시 주식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1년 5개월간 이어진 금리 인상을 멈추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0%로 동결했다. 사진 제공=사진공동취재단




26일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CD금리투자KIS(합성) ETF’의 순자산은 지난 24일 4조 892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6일 5조 1922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약 3주 만에 3000억 원 가량이 증발한 것이다. 같은 기간 삼성자산운용의 ‘KODEXKOFR금리액티브(합성) ETF’의 순자산도 3조 2100억 원에서 3조 774억 원으로 1326억 원 감소했다.

두 상품 모두 국내 대표 초단기금리 ETF로 꼽힌다. 초단기금리 ETF란 만기 3개월 미만의 금리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미래에셋운용의 제품은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수익률을, 삼성운용의 제품은 무위험지표금리(KOFR)을 각각 따른다. 두 상품 모두 매일 이자수익을 지급하고, 기준금리가 마이너스가 되지 않는 이상 손실 위험이 없어 지난해 하락장을 피해 안전한 투자처를 찾아 나선 이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TIGERCD금리투자KIS(합성)은 1년 전만 해도 순자산 2463억 원에 불과했으나 이달 초 5조 원을 넘기며 국내 ETF 중 순자산 규모 2위에 올랐다. KODEXKOFR금리액티브(합성) 역시 지난해 4월 상장 이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순자산 규모가 15배 급증해 국내 ETF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금리가 안정 국면에 접어들며 상품 매력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CD금리는 작년 12월 말 4.03%에서 이달 최저 3.46%까지 밀렸고, KOFR 금리는 이달 7일 3.573%로 정점을 찍은 후 3.4%대로 주저앉았다. 반면 주식시장은 올해 초 2100 선에서 시작해 최근에는 2400선까지 뚫으며 다시 온기가 돌고 있다. 23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0%으로 동결하자 당일 코스피는 긴축 종료 기대감에 1% 상승 마감하기도 했다. 하재석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순자산 유출에는 복합적인 원인이 있겠으나, 최근 금리가 안정세에 접어들며 투자자들이 다시 주식 투자로 선회하고 있는 것도 일부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경기가 회복돼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원하는 개인투자자들의 발길은 계속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예금 금리도 하락세인데, 예금과 달리 초단기금리 ETF는 투자자가 원할 때 즉각 회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지난해 초단기금리 ETF에 대한 대중적 인지도가 확 높아진 만큼 파킹통장용으로 쓰려는 수요는 계속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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