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의 새 날이 밝았습니다(It's a new day in search)"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손 잡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구글이 주도하는 검색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검색 시장에서는 만년 2위였던 MS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무기로 새로운 검색 판을 짜겠다는 의지를 공표한 것이다.
7일(현지 시간) MS는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본사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이벤트를 열고 오픈AI의 AI 기술을 결합한 검색 엔진 '빙'의 새 버전과 브라우저 엣지를 공개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오늘부터 레이스가 시작됐다. 우리는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며 "지난 십 년 검색 패러다임에 변화가 없었던 만큼 검색 서비스를 혁신해 즐거움을 주기에는 딱 적합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또 오픈AI와의 협업을 검색을 시작으로 다른 서비스에도 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케아 소파 혼다 오디세이에 실을 수 있나’도 답변
이날 MS는 자체 검색 서비스 '빙'의 새 버전을 공개했다. 최대 1000바이트의 질문을 입력하면 웹문서 등이 등장하는 좌측과 달리 우측에는 챗봇 형태의 답변이 등장한다. 시연 과정에서 발표자가 "'이케아 클리판 '러브시트' 소파를 2019년형 혼다 오딧세이 모델에 실을 수 있을까"를 검색 대화창에 입력하자 챗봇이 소파 모델의 폭과 길이, 혼다 오디세이의 트렁크 너비를 제시하며 두 번째와 세 번째 열의 좌석을 접으면 소파 탑재가 가능할 것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이뿐만 아니라 우유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 재료를 묻거나 멕시코까지 5일 간의 여행 코스를 짜달라고 하거나 음악 페스티벌으로 갈 만한 곳을 추천해달라고 하기도 했다.
빙의 챗봇에는 오픈AI의 최신 대규모 언어 모델인 GPT3.5를 빙에 맞춰 업데이트한 버전이 채택됐다. MS는 이를 인간 세상에 불을 가져다 준 신의 이름을 따 '프로메테우스 모델'이라고 명명했다. 특히 챗GPT와 달리 최신 정보까지 취합해 답변하는 게 가능해졌다.
3% VS 93%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증권 애널리스트는 "빅테크의 AI 전쟁에 MS가 첫 활시위를 겨눈 상황"이라고 평가하며 구글의 검색 서비스의 압도적인 우위에 균열을 낼 기회를 찾았다고 전했다. MS로서는 검색 엔진에서 20년 넘게 승기를 잡기 위해 노력했지만 별 진전이 없다가 생성형AI가 새로운 지렛대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MS는 1990년대 후반부터 검색 엔진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물로 MSN 검색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고 2009년에 빙 서비스를 내놨다. 시장 조사 기관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 달 기준 글로벌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93%에 달한다. 빙은 2위지만 3%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최근 들어 빙의 검색 광고 매출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MS는 전년 동기 대비 32% 상승한 120억 달러(약 15조원) 규모의 광고 매출을 기록했다.
AI 서비스 엣지 넘어 크롬까지 확대 목표
동시에 MS는 자체 브라우저 엣지에도 새로운 서비스를 공개했다. 사이드바에 탑재된 AI로 메일 초안을 쓰거나 커리어 기반 소셜 미디어 '링크드인' 게시물을 쓰는 게 가능해졌다. 이용자들이 브라우저를 이용할 때 유서프 메디 MS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우리의 목표는 이 서비스를 엣지를 시작으로 모든 브라우저로 가져가는 것"이라고 야심찬 목표를 내비쳤다. MS 자체 브라우저에만 활용되는 게 아니라 구글 크롬 등에도 이를 탑재하겠다는 것이다. 또 MS는 깃허브의 코파일럿 기능 등을 제공해 개발자들에게 AI 보조 개발자를 옆에 두는 것처럼 코드를 추천하는 등의 역할을 하는 서비스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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