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대전에서 삼성화재(000810) 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현장의 고충을 들었다. 새해 들어 수평적인 조직 문화 구축을 위한 현장 경영에 조용히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1일 대전의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을 들러 1시간가량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보험업무 관련 직원들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경청했다는 후문이다. 이날 간담회는 MZ(1980~2000년대 출생자) 세대, 워킹맘 등과 같이 특정 직원들에만 한정해 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 들어 이 회장의 지방 사업 현장을 찾은 사례는 이날 전까지 전해진 바 없다. 지난 1월에는 경제계 신년인사회 참석, 아랍에미리트(UAE) 경제사절단 합류,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방문 등 주로 국가적 행사 일정에 집중했다.
이 회장이 이번에 대전까지 내려가 삼성화재 직원들을 만난 건 그가 평소 강조한 수평적인 조직 문화 구상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또 최근 경기 상황이 악화된 데 따라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할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광복절 특별 복권 직후에도 경기 삼성전자 기흥·화성캠퍼스, 서울 상일동 삼성엔지니어링 사옥, 경기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서울 잠실 삼성SDS 사옥 등을 순회하며 임직원들과 직접 소통한 바 있다. 같은 해 9월과 12월에는 멕시코·파나마 등 중남미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사업장을 각각 찾았다. 올해에는 새해 첫 주(1월 1~7일)에 출산한 여성 임직원 64명에게 삼성전자의 최신형 공기청정기를 선물하기도 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그간 직원 사이에만 적용했던 수평 호칭의 범위를 경영진과 임원에도 공식적으로 적용했다. 글로벌 기업답게 임직원 간 대등한 소통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는 이 회장의 뜻이 반영된 조치다. 사장님·팀장님·상무님 등이 아니라 영어 이름이나 한글 이름에 ‘님’을 붙이는 식으로 부르라는 주문이었다. 기존과 같은 직책과 직급을 이용한 호칭은 금지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직원들은 공식석상에서 이 회장을 부를 때도 Jay(영어 이름), JY(이니셜), 재용 님 등으로 부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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