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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런 안해도 1시간만에 입장"…'에루샤' 대기고객 반토막 왜

명품값 릴레이 인상 예고됐지만

신세계·롯데百 등 오픈런 반토막

고물가·고금리 등 인플레 직격탄

팬데믹 폭발했던 명품 수요 꺾여

2일 오전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에르메스 매장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백주원기자




2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신세계(004170)백화점 정문 앞. 오픈런 대기 고객 20여 명이 아직 열리지 않은 백화점 문 앞에 줄을 서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대기 줄은 길지 않았다. 지난 해엔 이른 새벽부터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렸지만 올해는 한산한 편이었다. 개점 전부터 줄 서 있던 김모씨는 “작년만 하더라도 샤넬이나 에르메스 등의 웨이팅은 엄두를 못 냈다”며 “요즘은 오픈 시간에 맞춰 오면 1~2시간만 기다려도 입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백화점 새해 첫 영업일 다른 백화점도 상황은 비슷했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롯데백화점 본점 등에는 수 백 명이 줄을 서며 평소 주말 대비 2배 많은 수요를 보였지만, 명품 구매가 줄어드는 가운데 오픈런 고객 역시 일부 브랜드 매장에서만 소수가 대기했다.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를 비롯해 디올, 델보, 쇼파드 등의 매장에서도 대기 고객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물가와 금리가 오르면서 젊은 고객들의 명품 구매 여력이 줄어 들었다”며 “일부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실적이 한 풀 꺾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팬데믹 기간 보복소비 심리에 힘입어 호황을 누렸던 명품 시장 분위기는 최근 들어 점점 가라앉는 분위기다. 백화점 명품 부문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8월 26.4%, 9월 14.2%, 10월 8.1% 등으로 점점 성장세가 둔화되는 추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품들은 올해도 일단 ‘올린다’는 분위기다.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에르메스는 오는 4일부터 가방·의류 등 제품을 5~15% 인상한다. 에르메스는 매년 1월에 최대 10% 수준의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이번에 가격이 인상되면 프랑스 기준 ‘토고 가죽 버킨 25 백’은 7400유로(한화 약 1006만원)에서 8140유로(한화 1107만원)으로 100만원 가량 비싸진다. 샤넬은 지난해에만 4차례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올 초 샤넬 뷰티를 시작으로 상반기 중 가방, 신발, 지갑 등의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샤넬코리아는 원자재 값 인상과 원·달러 환율 등을 이유로 1월과 3월, 8월, 11월 각각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대표 인기 제품인 클래식 플랩백은 6~7%씩 가격이 올라 미디엄 사이즈 기준 1239만원에서 1316만원으로 1년 만에 가격이 17% 비싸졌다.

BTS의 뷔와 블랙핑크 제니가 들며 유명해진 델보 역시 오는 4일부터 가죽 전 제품 가격을 10% 내외로 인상할 예정이다. 루이비통, 디올, 고야드, 셀린느 등도 상반기 중 가격을 올릴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롤렉스는 지난 1일부터 서브마리너와 데이저스트 등 인기 모델의 가격을 2~6% 가량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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