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C 2022’ 토크콘서트에서는 글로벌 혁신 교육 흐름에 맞춰 패러다임 전환을 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김문호 난양공대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싱가포르에서는 교수가 테뉴어(65세 정년 보장) 심사를 받을 때 연구·교육·서비스 세 가지 중 연구와 서비스를 잘하더라도 교육을 잘하지 못하면 힘들다”며 “가르치는 것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다”고 전했다. 한국에서는 테뉴어 심사에서 교육 분야가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에 비해 연구 못지않게 플립러닝 등의 교육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염재호 SK이사회 의장 겸 태재대 초대총장은 “미국 스탠퍼드대에서는 교수가 시험 감독을 못 하고 학생이 커닝하더라도 ‘왜 학생이 보고 쓸 수 있는 문제를 내느냐’며 처벌하지 않는다”면서 한국 대학에서도 주입식 교육이 아닌 창의적 교육으로의 대전환을 촉구했다.
윤의준 한국에너지공대 총장은 “미국 올린공대는 커리큘럼을 가파(GAPA) 원칙에 따라 목적·활동·프로젝트·평가를 주간 단위로 만들어 학생과 같이 협의하도록 한다”며 “교수가 학기 초 일주일간 학생들과 큰 틀에서 커리큘럼을 논의한다. 학생들의 의견이 커리큘럼에 반영된다”고 소개했다. 한국의 경우 대학이 교육 방식에 관여하면 교수들이 교수권을 내세워 불쾌하게 여기는데 이런 구시대적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문시연 전국여교수연합회 부회장(한류학회장·숙명여대 교수)은 “대학이 관성에 따라 움직여 융합교육이나 무학과(無學科) 운영이 잘 안 돼 디자인을 다시 해야 한다”며 “인문사회 학생들이 공대로 전과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는데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성찰과 윤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민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아세안연구소장은 “한국에서 학생들에게 사회문제 해결형 교육을 늘리고 대학마다 융합교육혁신센터를 활성화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공계도 인문학과 경영·경제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조남준 싱가포르한인과학기술자협회장은 “혁신 융합교육이 필요한데 다양성 속에서 창의적 발상을 하게 해야 한다”며 “디지털 시민의식 교육과 과학기술·인문학의 융합 등 혁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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