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이 김영범 코오롱글로텍 대표이사 사장을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 사장에 내정하는 등 그룹 주력 제조업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전면 교체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 미래 사업 전략을 선제적으로 구상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은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사장으로 승진했다.
코오롱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총 55명에 대한 2023년도 정기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고 7일 밝혔다. 통상적으로 임원 인사는 11월 말~12월 초 이뤄지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조기에 실시됐다.
이번 인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이 부사장의 대표이사 사장 승진이다. 코오롱글로벌 자동차 부문을 이끌어 온 이 신임 대표는 BMW본부장인 전철원 부사장과 함께 사장으로 승진해 내년 1월 출범하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각자 대표이사를 맡는다. 코오롱글로벌은 올 7월 이사회를 열어 자동차 부문을 인적 분할해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을 신설하기로 의결했다. 신설 법인은 BMW·아우디·볼보·지프·롤스로이스 등 수입차 부문을 통합해 유통 판매 중심의 사업구조를 개편 확장하며 종합 모빌리티 사업자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2년간 코오롱글로벌 자동차 부문을 맡으며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등으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견인해왔다. ‘오너 4세’인 이 대표가 처음으로 주요 계열사 대표에 오른 것을 두고 재계에서는 경영 승계 작업과 함께 코오롱그룹의 모빌리티 사업 확장도 본격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이사에 오른 전 대표는 BMW본부를 이끌며 성과를 인정 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한 지 1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2025년까지 매출 3조 6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을 맡은 김 신임 대표는 지주사인 ㈜코오롱 사업관리실장과 코오롱플라스틱·코오롱글로텍 등의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쌓은 경험과 경영 능력을 바탕으로 제조 부문의 성장을 주도할 적임자로 낙점됐다.
코오롱글로텍 대표이사에는 방민수 코오롱플라스틱 대표이사 부사장이 내정됐다. 코오롱플라스틱 대표이사에는 허성 코오롱인더스트리 부사장이, 코오롱베니트 대표이사에는 강이구 코오롱인더스트리 부사장이 각각 내정됐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코오롱인더스트리·코오롱글로텍·코오롱플라스틱 등 제조 핵심 3사의 CEO를 모두 바꿈으로써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제조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혁신, 미래 신사업 추진과 발굴 등을 꾀하도록 하는 데 역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세대교체를 통한 변화와 혁신도 주도한다. 코오롱그룹이 이번 인사에서 선임한 신임 상무보 22명 중 16명이 40대로 약 70%를 차지한다. 3명의 승진과 2명의 신규 보임 등 총 5명의 여성 임원 승진이 이뤄지며 여성 인재 육성 기조도 이어갔다. 코오롱그룹은 “내년 경기침체와 글로벌 불확실성의 위기 상황을 앞둔 가운데 미래 성장을 위한 과감한 체질 개선과 전략 실천을 주도할 인재를 앞세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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